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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산힐. #219 솔직히 이럴줄 알았다. 숙소의 가격이나 질적인 면이 나의 기대보다 너무나도 낮았다.밤버스를 타고 와서 지친 몸때문에 많은 숙소를 알아보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별로였다. 3~4군데를 확인해본 후 그나마 가장 괜찮은 곳에 짐을 풀었으나 말 그대로 '그나마 괜찮은' 숙소였다.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몇 군데 숙소를 더 알아보고 하루이틀 후에 옮길 생각을 했다.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한국 집에다가 미국 고모네 방문일정을 확인해달라고 하였는데 일정상 방문이 힘들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했다. 솔직히, 이럴줄 알았다. 얼굴을 안본지도 어언 15년이 넘은 상태였다. 고모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았고 고모부는 대화를 해본 적도 없었다. 가도 분명히 어색했을 것이 분명했다.아버지의 강력한 권유로 휴스턴에서 인천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 2019. 6. 4.
콜롬비아 메데진. #218 곧 떠날 미국 여행을 준비하며. 강철도 씹어먹어 소화가 가능할 나이, 20대 중반의 나도 깨질것 같은 숙취에 쉽게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으니 50대의 형님이 기절해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앞으로의 일정을 대략적으로 정리했다.약 3~4일 동안 산힐에서 액티비티를 즐기고 보고타로 이동하기로 했다. 원래의 계획은 산힐은 건너 뛰고 카르타헤나, 산타마르타를 들렸다가 보고타로 갈 예정이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본 결과 심각하게 더운 날씨, 생각보다 볼 것 없는 도시 풍경, B급 해변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남들이 C급이라고 하던, B급이라고 하던 별로 귀담아듣지는 않았으나 심각하게 더운 날씨라는 말에 포기했다. 생각보다 거리도 멀어서 두 곳을 전부 보고 가기에는 보고타까지의 일정이 너무 급박했다. 보고타에서 로스엔젤레스로 .. 2019. 6. 3.
콜롬비아 메데진. #217 이상과 현실앞에서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하는 것인가. 어제의 숙소에 머물 생각을 하니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다. 짐을 싸자마자 체크아웃을 하고 형님네 게스트하우스로 이동했다. 어제 왔던 숙소였지만, 다시 찾으려니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 집이 그 집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어제와 비슷하게 주변사람들에게 물어 숙소를 찾았다. 침대를 배정받고 막상 누우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이런 좋은 숙소에서 편안하게 하루를 즐기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형님과 함께 점심을 만들어 먹고 빛이 잘 들어오는 테라스의 썬베드에 누웠다. 약 4시쯤 형님이 장을 보러가자 했다. 그러면서 챙긴게 아줌마들이 마트갈때 끌고 다닐만한 작은 손수레였다. 가방을 메고 다니다가 힘들면 손수레를 꺼내 가방을 묶고 캐리어처럼 끌고다닌다고 했다. 튼튼함보다는 무게에 초점을 맞춘듯 그리 튼튼해보이.. 2019. 5. 28.
콜롬비아 메데진. #216 엘빠뇰의 호수 앞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낮까지 죽은 듯이 자고 싶었지만 오늘 보고타로 떠나는 형의 스케줄에 맞춰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그래도 메데진에서 가장 기대되는 엘빠뇰이기에 불만은 없었다.알록달록한 도시의 매력을 느끼기 좋은 과타페도 유명한 당일치기 코스지만, 우리의 일정에없었다. 나는 형과 달리 며칠 더 메데진에 머물 생각이었으므로 심심하면 혼자 콰타페에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약 2시간여를 가면 나오는 거대한 바위산이 우리의 목적지였다. 중간에 작은 마을들에 정차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정도로 수수하고 매력적인 마을들이 많았다. 조금 더 넉넉한 일정이라면 하루이틀 머물고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행이 채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는 사치였다. 오토바이를 타라, 뭘 타라 몇몇의 호객행위가 붙었지만 지독하지는 않았다... 2019. 5. 27.
콜롬비아 메데진. #215 형 그 종이 버리세요. 우리 이러다 죽겠어요. 메데진 남부터미널로에서 약 6~700미터만 걸으면 포블라도 역과 연결이 되었기에 굳이 택시를 탈 필요는 없었다. 형이 아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며 내린 곳은 산 안토니오역이었다.어느 도시나 여행자 밀집 지역이 있기 마련인데 이곳은 조금 외곽이었다. 여행 중 만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강력하게 추천을 한 게스트하우스라고 하였다. 그를 따라가면서 수없이 많은 공사현장을 만났고, 막힌길을 두어번 돌아가는 수고를 했지만, 숙소는 찾지 못했다. 근처를 샅샅이 뒤져봤지만 없었다. 종이의 주소가 잘 못 됐거나, 그 사이에 그 끝내주는 숙소가 망해버렸거나. 둘 중 하나였다. 물론 전자겠지만.죽을 죄를 진 사람마냥 미안해하는 그에게 상관없다 이야기하고 근처의 작은 숙소에 일단 짐을 풀었다. 주변에 숙소라고 할 곳이 이.. 2019. 5. 27.
키토, 칼리 ㅁㅁ샂니 2019. 5. 26.
콜롬비아 칼리. #214 잠시 마약단속을 위한 검문이 있겠습니다. 칼리는 나에게 그저 메데진으로 이동하기 위한 환승도시일 뿐이었다. 다른 여행자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듯 했다. 이 곳은 살사, 살사, 살사 그 외에는 특별한 무엇인가를 할만한게 없는 곳이다. 춤에 관심있는 여행자들이 살사를 배우거나, 공연을 즐기지만 나와같이 기본적인 배경지식도 없이 보기에는 재미가 없어보였다. 이는 그림, 춤, 박물관, 음악 모든게 마찬가지다. 같이 칼리에 도착한 형님 역시 딱봐도 춤은 젬병이었다. 누가봐도 관심이 없을 몸이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그렇기에 칼리에 머무는 시간 없이 바로 메데진행 버스를 잡아타고 떠날 예정이었지만 버스는 저녁 시간에 단 한대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약 8시간 이상 칼리에 발이 묵기게 되었다. 그때 그때 일정을 맞춰 여행하는 자들이 숙명과도 같은 문제.. 2019. 5. 26.
에콰도르 키토. #213 정이 떨어진 키토를 떠나며. 에콰도르의 성모 마리아 상도 가까이서 보지 못했고 바실리카 성당도 보지 못하였으나 키토를 떠나기로 했다. 수크레 호스텔에서 만났던 3명의 친구들 역시 어젯밤 늦은 시간 키토를 떠났다. 키토에 더 머문다고하여 도난품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아쉽게도 모두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경찰서에 들러 분실신고를 했지만 그들이 우리의 분실물을 찾아줄거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기에 모두 미련은 없었다. 다행인건 나와 같이 분실신고를 했던 친구는 도난품에 대해서 약간의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듯 하였다. 그정도면 쓰라린 가슴을 달래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다.나 역시 최악의 기분, 도난당했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만족스럽지 않은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때문에, 멋진 키토를 온전한 기분으로 즐기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키토에.. 2019.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