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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중동

터키 파묵칼레. #66 그녀들과 마지막, 그리고 한국에서.

by 지구별 여행가 2016. 1. 15.

석회봉의 도시. 파묵칼레. 

그러나 나에게는 터키의 일행들과 헤어지는 이별의 장소였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동생 2명과 함께 여행을 했으며 하루차이로 우리와 계속 만나는 누나 2명이 있었다.


한 명은 여군출신이었다. 나와 같은 공군 출신이었는데 하사를 제대하고 아일랜드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곳에서 약 1년간 지내다가 한국에 돌아오기 전, 지금의 일행인 친구와 함께 유럽부터 여행을 시작해 터키로 왔단다. 그녀와 나는 여행에 대해서는 모든 부분이 잘 맞았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그녀는 유럽에서 터키로 넘어왔기에 터키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싸다 생각했던 것이고, 나는 인도에서 터키로 넘어왔기에 터키의 물가가 비싸다고 느낀 것 뿐이었다.


또 한명은 중국유학생 출신이었다. 7년이나 중국에서 살았다는 그녀는 중국어를 정말 잘했다. 약간 철이 없다 느낄 정도로 밝았으며 언제나 발랄했다. 자신의 부모님은 자신이 아직 중국에 있는 줄 안다며 페이스북에 입단속을 시켰다. 


둘을 처음 봤을 때 '저렇게 둘이 어떻게 같이 다니지'라는 생각을 했다.  여행 메이트로서 둘은 서로 전혀 스타일이 달랐기에 고생을 많이 할 것 같았지만 서로 보이지 않게 이해를 하는 최고의 여행 메이트였다.


그녀들은 내가 존댓말 하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 내가 '누나' 부르는 것이 그렇게도 어색했나보다. 나도 한살차이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첫 날 우리는 말을 텄다.

우리는 매번 하루차이로 만났다. 우리가 그녀들의 숙소로 가서 묵는 방식을 취했다. 낮에는 같이 일정을 보내고 저녁에는 그녀들이 이동을 했다. 

그리고 그 이동의 마지막 종착점이 이 곳이었다. 그녀들은 오늘 이스탄불로, 동생들은 내일 이스탄불로, 나는 내일 셀축으로 향해야만 했다. 

이별의 장소, 파묵칼레다.



파묵칼레에 버스가 정차하고 나와 동생들은 세르비스를 이용하여 도시로 들어갔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세르비스가 준비되어 있었고 평소와 다르게 벤이 아니라 승용차였다. 의심부터 들었다. 확실히 하기 위해 물어보니 세르비스가 맞다했다. 다행히 진짜 세르비스가 맞았다. 운전기사는 자신의 버스회사 오피스 앞에 우리를 세워주고 사라졌다. 

시간이 늦었기에 석회봉은 내일 보기로 하고 숙소를 구하러 다녔다. 좋은 퀄리티의 3인실 방이 60루피였지만 한사람당 5루피씩 흥정하여 45루피에 합의했다. 순식간에 깍인 것을 보면 원래 가격이 50루피쯤이 아니었을까 싶다. 


누나들과 밥을 먹기로 했기에 버스회사 오피스 앞에서 만났다. 이 곳에는 한국과 일본인에게 유명한 일본식당이 있다. 오랜만에 한국음식과 비스무리한 음식을 먹기 위해 그 곳으로 갔다. 오랜만에 밥 먹는 기분이 났다. 약간 짜기는 했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다.

미안하게도 나와 그녀들은 한살 차이 밖에 나지 않지만 나에게 밥을 사줬다. 밥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터키여행을 하면서 참 얻어 먹은 것도 많았다. 마지막까지 밥 한끼 사주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아쉬웠다.



(이 날 찍은 사진이 없기에 누나들과 처음으로 맥주를 먹었던 날의 맥주사진을 대신 올린다. 어떻게 단체 사진 한장이 없지. 아마 나만 없는 것 같다. 다들 셀프카메라를 참 많이 찍었는데.)


다행히도 우리는 한국에 돌아와서 몇 번 만났다. 하사누나는 결혼을 해서 결혼식장에 들렀으며 벌써 아이도 낳았다. 또 중국 누나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잘 지내고 있다.

여행에서 만난 이런 인연들이 이렇게 오래 만날 수 있음은 축복임에 틀림없다.


2014. 02. 15


다음이야기.


2016/01/15 - [여행/세계일주, 중동] - 터키 파묵칼레. #67 생각과는 달랐던 석회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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