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해가 중천에 떠야만 일어나던 나였는데 아침 7시에 알람소리를 들고 바로 일어났다.
론리플래닛에 추천코스로 소개되어있는 도보여행 코스를 시작으로 자이푸르를 관광하기로 했다. 초반이라 의욕과 기운이 넘처 흘렀다.
숙소 밖으로 나왔지만 책에 소개되어있는 빠쯔빠띠라는 지역을 알리가 없었다. 지도를 보는 감도 없었으니 일단 릭샤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릭샤값은 약 40루피 정도를 생각했지만 릭샤꾼은 20루피를 말했기에 흥정을 하지 않고 바로 릭샤에 탑승했다.
우리가 탄 릭샤는 사이클릭샤였는데 타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 있었으니, 릭샤꾼이 외발이었다.
한발로 페달을 밀고 다시 그 발로 페달을 뒤로 감아 또 다시 같은 발로 밀었다. 페달을 완벽하게 한바퀴 돌릴 수 없었기에 속도가 느린 것은 당연했다. 속도가 느려지면 느려질 수록 가시방석에 앉은 듯했다. 등과 얼굴에서 땀이 흘렀다.
짧은 거리의 주행이 끝나고 릭샤가 정차했다. 그는 말을 하지 않고 손으로 땅을 가리키기만 할뿐이었다. 벙어리였다.
그러나 나는 내리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이 곳이 빠쯔빠띠가 맞는지 계속 물었다. 2번째 사람이 맞다고 해서야 나는 릭샤에서 내렸다.
연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고 할아버지께 말하니 아무말 없이 웃음을 보이고는 떠났다. 왜 그랬을까. 인도여행 중 참 후회되는 일 중 하나였다.
(아침 8시 반의 빠쯔빠띠 거리.)
(Ajmer Gate)
빠쯔빠띠에 도착해서는 책에 의존하기보다 발길 가는데로 걸었다. 시장 이름과 조각이름들이 책에는 나왔지만 알아차리기도 힘들었기에 하와마할을 향해 지진했다.
계속 걸었다.
하와마할은 예쁘다. 아니 예쁘긴하다. 그러나 매력이 없다.
나는 하와마할을 보면서 만화 원피스 중 몽블랑 크리켓이라는 캐릭터가 사는 집이 생각났다. 앞은 화려하지만 뒤는 별 것이 없다. 동생은 예쁘다고 좋아했지만 나는 실망했다. 아무래도 길을 잘 못들어 뒷모습부터 봐서 그런 듯 하다.
한 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
그러고 보니 돈이 슬슬 떨어져가고 있었다. 첫 환전을 할 때가 되었다.
잔따르만따르 옆, 옷집에서 환전을 해주는데 4700을 불렀다. 관광지 옆이라 왠지 다른데를 가서 환전하면 좀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기에 조금 더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돌아다니는 중 한무리의 인도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한국경제에 대해 물어봤다. 한국의 실업률, 내 전공 과목의 취업전망, 물가 등등. 그러나 내가 어찌아나. 물가나 전망을 대충 이야기해주고 환전소를 찾으러 길을 떠나려하니 자신들이 환전을 해주겠다 이야기했다.
잘 됐다 싶어 얼마를 쳐주는지 물어보니 4650이란다. 4750을 원하니 절대 안된단다.
결국 잔따르만따르 옆 옷 가게에서 4700에 환전을 했다. 들어간 김에 옷도 한벌 구매했다.
시티팰리스는 각 도시마다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곳에서 시티팰리스를 보기로 하고 입장하지 않았다. 잔따르만따르도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나는 사원이 가고 싶어 고빈드 데브지 템플을 가기로 했다. 잠시 음료수를 하나 마시며 길을 알아보는데 경찰들이 차와 통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 후 엄청난 인파와 함께 한 무리의 사람들이 행진을 하기 시작했다.
궁금한 것은 참을 수 없었기에 잠시 고빈드 데브지 템플을 접어두고 그들을 따라갔다.
한 사람에게 이게 무슨 축제냐고 물어보자 그들은 축제가 아니며 이 것은 뭐라뭐라 이야기하는데.
그 순간 딱!
거지 아이들 20명이 달려왔다. 도망갔다. 정말 무서웠다. 남김없이 털릴 것 같았다.
'펜슬펜슬' 이러면서 따라오는데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었다. 다행히 돈은 다른 곳에 보관해 놨기에 내 가방을 열어 필통에 펜이 없음을 보여주고 나서야 해방될 수 있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떠나고 우리는 고빈드 데브지 템플로 다시 발걸음을 향했다.
고빈드 템플에 당당히 들어갔지만 들어가자마자 욕을 먹었다. 신발을 벗어야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다급히 신발을 벗어서 가방속에 집어 넣었다.
이 곳에서는 사진을 하나도 찍지 않았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했으며 느낌이 조금 달랐다.
벽을 만지며 기도하는 사람,
한쪽 구석에 서서 기독하는 사람,
엎드려서 기도하는 사람,
사원 주위를 돌면서 기도하는 사람,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내고 있었다.
혼잡하고 번잡한 사람들 속에서 그들이 쏟아내고 있는 진정성과 차분함이 있었다.
방식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후 한쪽 구석에 서서 잠깐 기도를 한 후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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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2 - [지구별 여행기./12, 인도] - Welcome to India. #3 자이푸르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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