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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110 세렝게티 초원은 위대하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6. 12. 4.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사파리 투어의 메인 장소인 '세렝게티' 초원으로 출발했다. 응고롱고로에서 세렝게티까지는 꽤 멀기 때문에 새벽일찍 출발했다. 아침에 뜨는 해는 그 어느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신비로운 느낌을 간직하고 있었다. 

가이드는 중가중간 차를 세우고 좋은 포인트에서 동물들을 구경하게 해주었다.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아직 세렝게티 초원에 들어가기 전이었지만 운전수는 지정된 길을 벗어나 이상한 길로 달리기 시작했다. 지정된 도로로만 다녀야하는게 룰이었기에 걱정이 되었지만, 이미 많은 차들이 이 길을 지나갔는지 땅에는 자동차 바퀴 표시가 난잡하게 펼쳐져있었다.

목적지에서 최고의 풍경을 맞이했다. 

4월은 케냐에서 탄자니아로 이동을 하는 와이드비스트 떼를 볼 수 있는 시즌이다. 수 만마리의 동물들이 끊임없이 길을 따라 움직인다.

운이 좋았다. 그리고 너무나 완벽한 풍경이었다. 푸르른 초원 위에 점들이 빼곡히 박혀있었다. 나무 한그루 없이 모두 와이들비스트 떼였다. 한참을 넋을 잃고 구경했다.






세렝게티 초원은 들어간 시간을 기준으로 24시간이 지나면 입장료를 다시 받는다. 아침에 들어가면 다음날 아침에 입구까지 나와야만 하기에 대부분의 투어객들은 입구에서 점심을 먹고 2시쯤 들어갔다. 우리 역시 간단한 도시락통을 받고 1시간여의 자유시간을 받았다. 

작은 동산에 올라가서 도마뱀과 새들을 구경하면서 간단히 식사를 마쳤다. 미국애들은 역시 미국사람이었다. 아침부터 콜라 타령을 하더니 작은 구멍가게에서 쉼없이 콜라를 마시며 원기를 충전했다.





2시쯤 세렝게티 안으로 들어가서 초원을 달렸지만 응고롱고로보다 동물이 적었다. 가이드도 우리가 실망한 것을 느꼈는지 이 곳은 초식동물보다 사자나 표범같은 맹수들을 볼 수 있다며 자신이 아는 포인트가 있으니 그 곳으로 가자 했다.

도착하니 몇 대의 차량에 메달려서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자였다. 커다란 숫사자가 호수 앞에 누워서 몸을 비비고 있었다.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야생 사자를 드디어 만났다. 자동차들이 점점 많아지니까 사자는 귀한 몸을 수풀 사이에 숨겼다. 









그 이후 버팔로 한 마리 본 것 말고는 특별히 본 동물이 없었다. 캠프사이트 쪽으로 이동하면서 바부라는 원숭이과 동물을 구경한는 중, 하마 한 마리가 엄청 뛰어다녔다. 조심히 차를 끌고 뒤를 따라가니 하마들이 모두 도망갔다. 다행히도 딱 한마리는 남아서 우리 근처를 얼쩡거렸는데, 가이드가 하마 울음소리 흉내를 내니 투어차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서 도망가자 햇지만 가이드는 껄껄 웃으며 걱정 말라 이야기했다. 

하마는 그 이후에도 한 참동안 투어차량을 쳐다봤는데, 실제로 하마를 처음보고 느낀 생각은 '참으로 못생겼다'였다. 어디가서 하마같이 생겼다고 하면 안되겠다 싶었다.


세렝게티 초원 투어를 마무리하고 캠프사이트로 복귀했다. 마지막 세렝게티의 노을을 구경하며 한참동안 사진을 찍었다. 재밌게도 내 앞쪽은 끝내주는 노을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뒤쪽은 우중충한 비구름이 가득했다. 참으로 예측할 수 없는 날씨였다.





그 사이 요리사는 저녁 식사를 완벽히 준비해놨다. 식사를 하며 준과 미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투어 가격 이야기가 나왔다. 미국애들은 각각 1,500불, 준은 대략 900불, 나는 450불. 이렇듯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나한테 얼마에 왔냐고 물어보기에 솔직하게 대답하기 애매했다. 선의에 거짓말이라 생각하고 1,000불 내고 왔다고 했다. 어쩐지 팁 이야기도 안하고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식사 준비를 해주고 가이드 투어도 아주 성실하게 해주었다.

난 운이 좋아서 얻어걸린 것이고. 



세렝게티 초원 내에서 마지막 밤이었기에 세렝게티 맥주를 마시고는 하루를 마무리했다.


2014.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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