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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109 드디어 시작된 옹고롱고로 투어.

by 지구별 여행가 2016. 11. 27.

밤새 그렇게 술을 먹더니 역시나 미국애들은 늦게 나왔다. 밥을 다 먹고도 한참을 기다려서야 부스스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조금은 미안해할만도 했지만 너무 당당한 모습에 짜증이났다. 여유롭게 밥을 먹고, 여유롭게 샤워하고.

그들에게 빨리하라고 보챈다고 빨리 떠나는 것도 아니고 3일동안 같이 여행해야 할텐데 서로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다. 나 또한 한쪽에 앉아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원래 떠나기로 한 시간보다 1시간정도 늦게 출발했다. 응고롱고로 분화구는 레인보우 캠프사이트에서 멀지 않았다. 뷰포인트를 먼저 들려 사진을 찍고 텐트장으로 이동했다.

'어제의 숙소가 오성급 호텔이었구나' 도착하자마자 느꼈다. 간단히 일인용 미니 텐트를 쳐주고는 이곳이 3일간 머물 곳이라 했다. 한 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텐트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캠프장 내에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는 샤워시설이 있다는 점에 만족했다.

요리사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도시락을 들고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했다.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얼룩말이 보여 다들 차의 뚜껑을 열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는 흔해 빠져서 얼룩말이 나오면 사진을 찍지도 않앗지만 처음 본 얼룩말이 그렇게 귀여울 수 없었다. 벌레들을 쫒아내기위해 흔드는 꼬리가 반갑다고 꼬리치는 강아지 같았다.

우리 6명 모두 얼룩말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때, 독일인이 갑자기 흥분해서 소리쳤다. 사자였다. 암사자 한마리가 초원을 방황하고 있었다. 혹시나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을 볼까하여 기다렸지만 풀 사이에 누워 늘어지게 기지개를 펼 뿐이었다.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 곳이 동물의 천국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젤이 튀어나왔고, 와일드비스트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어먹었다. 사파리 안에서는 지정된 길 이외에 곳으로 다닐 수 없으며, 동물이 길 위에 있으면 동물이 지나갈 때까지 차가 기다려야했다. 잠시 멈춰있는 그 때마다 동물들을 아주 가까이서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우리가 환호성을 지를 때마다 가이드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열심히 동물을 찾아주었다. 진흙탕에서 더움을 피하는 하이에나, 우람한 코뿔소, 일본 친구 준이 가장 좋아하던 플라밍고, 호수 안에서 씩씩대는 하마.




어느새 하늘에는 먹구름이 끼었고, 온도가 순식간에 떨어졌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주섬주섬 투터운 옷을 꺼내 입었다. 시간이 꽤 지나 독일 친구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어 입구로 잠시 돌아왔다. 짧게나마 같이 투어했기에 서로 인사를 하고 캠프사이트로 돌아갔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텐트에서 자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위험한 상황이면 알아서 깨워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


2014. 0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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