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푹 쉬었다. 슬슬 다시 길을 떠날 때가 되었다. 동네 구경도 할겸 나미비아 빈트훅행 버스티켓도 사기 위해 시내로 나왔다. 며칠 전 빈트훅행 인터켓이프 버스는 확인을 미리 해놨기에 현지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빈트훅을 가는지 확인을 해야겠다 싶었다. 로컬 버스정류장을 찾아 빈트훅행 버스를 찾았다. 몇 개의 버스가 있었지만 단 하나만 빈트훅으로 향했다. 가격은 400콰차, 인터케이프 버스보다 비쌌다.
생각할 가치도 없이 '탈락'
다른 버스가 없는지 현지인에게 물어보니까 국경에서 빈트훅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하였다.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물어보니 잠시 기다리라며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국경에서 빈트훅까지 400나미비안 달러, 그는 고급정보를 알려준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리빙스톤에서 국경까지 400콰차임을 감안하고, 버스를 만약 오늘 타지 못하여 하루 자야한다면 숙박비는 물론 시간을 날리기에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결론은 인터케이프 버스였다. 학생할인을 받아 318콰차에 예매했다.
근처 동네를 배회하다가 길거리에서 파는 빵 3개를 샀다. 점심을 먹지않아 너무 배고파 하나 베어물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2개는 남겨 심바형님과 와이프를 주려고 잘 챙겨놨다. 하지만 식욕이 넘쳐흘렀다. 결국 하나를 더 꺼내 먹었고, 하나가 남았는데 왠지 하나를 둘이 먹으라 주면 욕먹을 것 같았다. '그래 다 먹어버리자' 결국 혼자 빵 3개를 다 먹었다.
집으로 들어가니 나를 위한 식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생각해주느라 점심도 안먹고 기다리고 있었단다. 배속 어딘가에서 소화되고 있을 빵 부스러기들이 참으로 부끄러웠따. 나는 나쁜놈이었다.
형님이랑 이야기를 하며 나른한 오후를 보냈다. 빈트훅행 버스를 구매한 것을 알리니 형님은 조금 더 있다가 갔으면 좋았을텐데 섭섭해하셨다. 이대로 보내기는 아쉽다며 파티를 하기로 했다. 여행 중 받은 고추장을 이용해서 닭볶음탕과 스테이크, 소세지도 굽고, 술도 사왔다. 티본 스테이크와 소세지는 형님이 굽고, 와이프는 밥을 했다.
그러는 동안 드웬이 들어왔다. 그는 맛있는 음식 냄새에 이끌렸는지 주방에 들어오자마자 주방으로 왔다. 그러고는 내가 만들고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딱히 설명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스파이시 치킨 스튜라 하니 얼굴을 찡그리며 자신은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야기했다. 어이가 없었다. 언제 내가 준다고했나?
3명이 뚝딱뚝딱 조리를 하니 금새 진수성찬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방에 있던 드웬이 나왔다. 참으로 철면피였다. 그러나 그의 다음 행동은 더욱 두꺼운 낯을 자랑했따. 그는 어느새 포크를 들고 오더니 웰던이 아니라며 자신은 웰던을 좋아한다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더니 가장 살이 두툼하고 알맞게 익은 고기를 휙하고 가져갔다. 형님과 와이프는 살이 적은 고기를 들고 갔다. 짜증이 팍! 났다.
먹지도 않겠다던 닭도리탕은 또 얼마나 잘 먹는지...
양이 꽤 됐기에 망정이지, 그 혼자 맛있는 음식을 다 먹을뻔 했다. 마트에서 사온 보드카를 마시며 심바형님과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2014. 04. 15
간단히 정리하는 잠비아 여행.
- 잠비아 여행 루트
<A : 음포시, B : 루사카, C : 리빙스톤>
- 여행 경비
잠비아 : 2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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