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샤워기에서 물이 쫄쫄쫄 나왔다. 겨우 샤워를 마치고 아와사로 떠날 준비를 했다.
누나는 몸이 안 좋아서 아침을 굶고 점심식사 때 혼자 한국인 식당을 갈 생각이었다. 이스라엘 아저씨는 아침 겸 점심으로 자주 가던 짜이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왔다.
나 혼자만 식사를 하면 됐기에 숙소 레스토랑에서 마카로니 with 미트소스를 먹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아쉽지만 이스라엘 아저씨와는 이 곳에서 헤어져야만 했다. 누나는 내일 한국에서 친구가 도착하기에 버스표를 알아보러 나와 같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살렘 버스 터미널은 매스퀠 스퀘어에 있어 미니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메인로드에서 운전기사한테 매스퀠 스퀘어를 가는지 물어보니 차에 탑승하라는 손짓을 했다. 3비르를 차장에게 지불하고 내리니 처음보는 풍경이 펼쳐졌다. 다시 한번 이 곳이 메스퀠 스퀘어가 맞는지 물어보니 미안하다며 이 곳은 맥시코 스퀘어라 이야기했다. 잘 못 들었단다.
일부로 그런 것 같지는 않아서 알겠다했다. 미안한 표정으로 그는 상세하게 미니 버스 타는 곳을 설명해주었다.
내일 밤에 온다는 누나의 친구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그녀가 원하는 표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로컬 버스를 태워보내야겠단다. 그녀 역시 오랫동안 내공을 쌓은 여행자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 했다.
1시가 되어도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다. 대략 30여분이 지나서야 버스는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가볍게 포옹을 하고 될 수 있으면 진카에서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긴채 아디스아바바를 떠났다.
버스 안에서 한 외국 여자를 만났다.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한다는 그녀는 대학교의 지원으로 1년 동안 택시기사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중이라 했다. 누군가의 돈을 지원받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다니 참으로 부러웠다.
우리는 함께 아와사에서 지내기로 했다. 그녀는 아디스아바바에서 숙소 한 곳을 소개받았다며 같이 가자했다. 나는 딱히 정해 놓은 숙소가 없었기에 그녀 의견에 맞추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려 그녀가 받은 종이 쪽지를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봤지만 잘 아는 사람이 없었다. 버스터미널 근처여서 그런지 호객꾼들만 달라붙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한 남자가 우리 앞에 차를 세우더니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물어봤다. 우리의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자신이 찾아주겠다며 차에 타라 했다. 조금은 불안했지만 납치범같지는 않았다.
종이에 적힌 위치를 자신도 모르는 듯 중간중간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고 종이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서 위치를 파악했다. 그 덕분에 버스에서 내린지 4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숙소는 별로였다. 일단 위치가 시내와 너무 멀었다. 대략 차를 타고 10분 거리였다. 가격도 얼핏 120비르라 들었는데 150비르였으며 가장 최악은 콘센트가 없었다. 와이파이는 당연히 없었다.
그나마 운이 좋게 게스트하우스 주인의 가족이 식사중이라 밥을 조금 얻어 먹을 수 있었다.
방에 들어와 내일 아침 당장 숙소를 옮겨야겠다 생각했다.
2014. 03. 05
다음이야기
2016/01/30 - [지구별 여행기./세계일주, 아프리카] - 세계일주 사진. #19 에디오피아 아디스아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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