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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148 짧은 브라질 여행과 짧은 치마.

by 지구별 여행가 2017. 7. 18.

장거리 버스를 앞둔 아침식사에서 나 혼자만 성대한 잔치였다. 음식을 배안에 넣을 수 있을만큼 넣고 삶은 계란도 두개 있기에 버스안에서 먹을 요량으로 챙겨놓았다. 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 승차장에서 막 도착한 버스를 타니 어제 버스터미널로 갈때 돈을 받았던 아주머니였다. 뭔가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 꾸벅 인사를 하니 아주머니도 알아보시는 듯 살짝 웃으면서 인사했다. 물론 나혼자만의 착각이겠지만.


10시 10분쯤 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에 미리 짐을 넣어놓고 모든 전자기기 충전을 시작했다. 탑승시간에 맞춰 버스에 오르니 우와! 버스에 승객이 나 혼자였다. 이 큰 버스를 전세낸 느낌이라 원래 티켓을 구매했던 자리가 아닌 가장 좋은 자리로 바꾸고, 일기도 쓰고 노래도 이어폰 없이 듣다보니 어느새 휴게소였다.

어제 저녁 숙소로 돌아가면서 버스안에서 먹을 간식거리들을 다 사놓았는데 장거리 버스는 식사도 제공한다 들었기에 공짜이면 일단 식사를 할 생각으로 내렸다. 대화는 통하지 않았으니 한참을 바디랭귀지로 이야기하는데 결론은 돈주고 사먹어야하는 식사였다. 가격은 15헤알. 굳이 사먹느니 사놓은 간식을 먹는게 낫겠다 싶어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언제 잠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잘 자고 있는 나를 누군가 툭툭쳤다. 반쯤 감은 눈을 치켜뜨니 현지인이 표를 들고 나오라고 하고 있었다. 창밖을 보니 큰 터미널에서 사람들이 엄청나게 타고 있었다. 슬슬 승객들이 탑승하는구나 싶어 얼른 내자리로 돌아갔는데 내 팔걸이에 뒷자리 아줌마가 엄청 큰 발을 턱하니 올려놓고 있었다. 짜증이 나서 뒤를 보고 팍! 째려보니까 슬쩍 다리를 내렸다. 다시 꿈의 세계로 돌아가려는 순간, 여승무원이 탑승했다.

그런데... 미쳤다. 진짜 미쳤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몸매와 얼굴이 세상 처음보는 수준이었다. 거기다가 치마는 왜이렇게 짧은 정말 두뼘이 안되어보였다. 잠이 싹 달아났다. 그녀가 나눠주는 고기 볶음 도시락이 유난히 더욱 맛있었던 것은 그 버스에 탑승했던 모든 남자라면 느꼈을 감정이라 생각했다. 허나 내가 언어가 되는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저 수많은 승객들중의 한명이라 생각하니 잠을 자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다시 잠을 청했다. 머리속에는 온통 눈을 떴을때 이과수에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생각이 더 들었는데 뭐, 별것은 아니었다. 


그저, '승무원한테 말이나 한번 걸어볼까...?'


2014. 05. 07


간단히 정리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


 -  브라질 여행루트


< 리우데자네이루 >


 - 여행 경비

 

브라질 : 1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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