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를 거쳐 카트만두로 가는 내내 비행기에서 맥주를 퍼마셨다. 1시간이라는 짧은 비행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어스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며 맥주를 박스채로 들고 서빙했다. 심지어 그 짧은 시간에 기내식도 나왔다.
뜨자마자 맥주와 기내식이 나왔고 착륙직적에 기내식을 수거해갔다.
나는 밥만 주면 서비스에 만족하기 때문에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최고의 서비스였다.
비행기 내에서 서빙해준 Tiger 맥주. 대략 4캔 정도 먹은 것 같다.
네팔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는 게이트에 도킹하지 않았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서 공항으로 들어갔다.
인터넷 검색으로 이미 카트만두의 공항규모가 작다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상상했던 것 보다 너무 작았다. 마치 큰 버스터미널같은 느낌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물론 인천국제공항에 비하면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아니겠지만 워낙 규모가 작다보니 사람들이 더욱 많아 보였다.
네팔은 도착비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자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 마련된 신청서를 작성하고 줄을 서니 내가 거의 맨끝이었다. 한 시간정도를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카트만두에서 인도비자를 받고 포카라에서 ABC만 트래킹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15일 비자를 받았다.
역시 이곳에서도 호객꾼들이 나를 반겼다. 비자를 거의 마지막에 받아서 그런지 공항 밖에는 여행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타멜거리를 가려는 여행자들과 합승을 할 계획이 무참히 깨졌다. 어쩔 수 없이 혼자 가기 위해 택시기사 몇 명을 붙잡고 흥정했다. 380루피에 흥정을 보고 타멜거리로 갔다.
중간에 잠시 환전소에 들러 남은 바트를 환전하고 그 돈으로 택시값을 계산한 후 타멜거리 입구에 내렸다.
타멜거리는 복잡했다. 길이 꼬불꼬불되어 있고 작은 골목길들이 많아 길을 익히기 전까지 몇 번을 헤매였다.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기도 하고 많은 한국인들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같이 포카라 산을 올라갈 일행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생각하여 한국인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그 곳은 길 찾기가 조금 어려운 곳에 있었다. 타멜 거리의 중심지는 아닌 듯 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는 내내 '내 나이 또래의 예쁜 여자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여행 기간이 길면 금상첨화.
도착한 게스트하우스는 조용했다. 가장 싼 도미토리 방을 배정받고 안으로 들어가니 전문 산악인의 포스를 내뿜는 아저씨가 한 명 있었다. 그다지 할 말이 없어서 저녁을 먹을 겸 밖으로 나와 근처 한식당을 찾아갔다. 다양한 한식을 팔았지만 혼자 먹기에는 마땅한 것이 없어 김치볶음밥을 먹었다.
돈을 내려 영수증을 보니 가격이 좀 이상했다. 밑을 자세히 보니 서비스차지가 따로 붙었다. 고급 레스토랑도 아니고 김치볶음밥 서빙하나 해줬으면서 무슨 서비스차지가 있단말인가. 심지어 심한 곳은 택스까지 따라 받는단다.
방법이 있나. 네팔에 왔으면 네팔 스타일을 따라야지. 식당을 오는 길에 은행에서 뽑은 1000루피 한장을 주니 거스름돈이 없다며 작은 돈을 달라했다. 그러나 큰 돈을 깨지 못한 상태여서 나에게는 1000루피 지폐와 아까 태국바트를 환전한 돈 200루피 밖에 없었다. 지갑을 열어 돈을 보여주니 약간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밥 값 200루피만 받고 서비스 차지는 따로 받지 않았다.
저녁 타멜거리 모습. 핸드폰으로 찍어 화질이 좋지 않다.
숙소로 돌아와서 인도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인터넷을 접속하려 했지만 방에서 접속이 잘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와서 비자 접수를 하려하는데 훈훈하게 생긴 남자와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여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훈훈하게 생긴 형은 포카라로 가고, 여자는 내일 한국을 돌아가는 사람이었다.
비자를 신청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형과 포카라를 같이 이동하기로 했다. 형과 여자는 내일 오전에 카트만두 시내를 구경한다면서 같이 가자 이야기 했지만 내일 인도비자 신청때문에 오전에는 시간이 되지 않는다 했다.
내일 오전에 인도비자 신청을 끝내고 오후에 합류해서 같이 카트만두를 둘러보기로 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인도비자를 받기 정말 까다롭다. 특히 그 신청서를 작성하는게 아주 짜증났다. 내일 대사관에서 비자 신청서를 거절 당하면 일정이 틀어져버리니 꼬투리가 잡히지 않도록 세세하고 정확하게 적었다.
형과 여자는 내일 아침 일찍 관광을 위해 먼저 올라갔다.
나는 둘이 올라간 후에도 한참동안을 인도비자신청서와 치열하게 싸웠다.
13.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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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7 - [지구별 한바퀴 - 세계일주/아시아] - 네팔 카트만두. #20. 콧대 높은 인도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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