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방비엥에서 튜빙할 때 방수팩에 넣어 놓은 핸드폰이 침수된 이후로 스피커가 작동하지 않았다. 음악이야 이어폰을 꽂고 듣기 때문에 상관없었지만 알람을 들을 수 없는 것은 큰 불편사항이었다. 특히 아침잠이 많은 나에게는.
하지만, 새벽 5시 반. 알람도 없이 신기하게 눈이 떠졌다. 비행기표 날릴까봐 걱정은 됐었나보다.
어제 짐을 다 싸놓은 상태로 잠을 잤기 때문에 조용히 짐을 들고 나와 세수만 하고 1층으로 내려왔다.
밖으로 나가려 대문을 여니 문이 잠겨있었다. 미안하지만 주인 아저씨를 깨우는 수밖에 없었다. 조용히 다가가 살짝 흔들어 깨우니 벌떡 일어나서 무슨일이냐 물었다.
공항을 가야한다니 그가 문을 열어줬다. 짜증을 낼 만도 했지만 그는 잠결에도 끝까지 웃는 모습으로 나를 배웅해주고는 문을 다시 잠궜다.
이런 작은 기억들이 쌓여 한 나라의 이미지가 구축되는 것 같다. 여행을 다니면서 대부분 일본사람들이 착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나는 일본사람을 좋아한다. 친절한 나라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면 밝은 미소 하나로 충분하다.
미니벤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 시간이 출발시간이 되어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나 말고도 몇명의 여행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타기로 약속된 장소가 틀릴리는 없었다. 왔다갔다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개똥을 밟았다. 냄새가 어찌나 지독한지 미니벤에 타도 될까 싶었다. 액땜한다 생각하고 대충 신발을 바닥에 짖이겨 똥을 제거하고 미니벤을 탔다.
미니벤은 몇군데를 돌며 사람들을 태우고 나서야 공항으로 향했다.
깜빡 졸고 일어나니 방콕 국제 공항이었다. 1달도 채 안 될정도로 짧게 일정을 잡은 인도차이나 반도를 떠나는 것이 아쉬웠다. 볼 것, 할 것, 먹을 것들 때문에 미련이 있다기보다는 마음이 잘 맞은 사람들과 헤어진 것이 아쉬웠다. 한국에 돌아가려면 꽤나 시간이 남았지만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13. 12. 30
간단히 정리하는 태국, 라오스 여행 루트와 여행경비.
- 태국, 라오스 여행 루트.
< A : 방콕 B : 수코타이 C : 치앙마이 D : 빠이 E : 우돈타니 F : 방비엥 G : 팍세 H : 우본랏차타니 >
- 여행 경비.
필리핀 - 방콕 비행기 : 17 만원
태국 : 42 만원
라오스 : 17 만원
방콕 - 카트만두 비행기 : 28 만원
다음이야기
2015/07/24 - [여행/세계일주, 아시아] - 세계일주 사진. #4 태국 우본랏차타니, 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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