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잡아가도 모를정도로 달콤한 잠을 자고 일어나니 바라나시역 근처에 도착해있었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덜컹거리는 열차에 앉아 밖을 쳐다보니 금새 플랫폼에 도착했다.
이 곳은 가히 릭샤의 천국이었다. 그동안 꽤 많은 호객꾼과 릭샤를 봤다 생각했지만,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냥 바글바글했다.
고돌이아로 가야했기에 릭샤를 알아보는데 역 근처라 그런지 꽤나 가격이 비쌌다. 조금 걸어나와 외곽으로 들어가 한적하게 릭샤에 누워있는 아저씨의 릭샤를 저렴한 가격에 잡아타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고돌리아부터는 앞으로만 똑바로 걸으면 가트에 도착하기 때문에 충분히 걸어 움직일만 했다. 안쪽의 골목길로 다니면 길을 잃어버릴 것 같은 느낌에 가트로 나와 길을 찾아 걸었다.
자이살메르에서 만난 은유누나에게 미리 연락을 해놨었기에 누나가 머물고 있는 숙소로 찾아들어갔다. 짐을 잠시 놔두고 방을 구하러 돌아다니는데 나만 그런건지 방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좀 저렴하면서 위치도 좋은 방을 구하려 한참을 돌아다니는데, 멀리서 낯익을 얼굴이 골목 사이로 휙 들어갔다. 친구의 얼굴이었다.
혹시나 하여,
재석아!!!!
소리치니 빼곰 얼굴이 나오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진짜 한국의 친구였다. 친구가 1주일 먼저 여행을 가 있었던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조금씩 루트가 엇갈려 만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바라나시 골목 한쪽에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반가운 마음에 한동안 수다를 떨면서 함께 방을 구할 겸 돌아다녔다. 방을 구한다는 핑계로 한참을 이야기하다 은유누나네 근처 숙소에 방을 구했다.
모던 비젼 게스트하우스였는데 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않아 어찌할까 고민중에 외국인 그룹이 방을 보러 올라와 급하게 예약을 했다.
뜨거운 물은 아주 기가 막히게 나왔다. 너무너무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정도 였다. 방도 둘이 쓰기에는 넓었지만, 조금 외지고 건물이 노후되었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동생은 내 친구 덕분에 핸드폰을 개통시켰다. 아무래도 인도인들이 스마트폰에 익숙치 않은 탓이었던 것 같다. 동생은 너무나 감격해 친구를 붙잡고 한참을 고맙다고 하였다. 친구 역시 일행이 있었고, 나 역시 일행이 있었기에 함께 하는 식사는 다음으로 미뤄두고, 자이살메르에서 만난 친구들을 보기위해 모나리자 식당으로 갔다. 오랜만에 함께 모였기에 탄두리 치킨과 버터 치킨, 난, 탈리, 커리등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시켜놓고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한참을 배 터지게 먹다가 설화네가 잠시 방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먼저 가트에 가있으라며 식당을 나갔다. 어디 갈 곳도 없었기에 가트 계단에 걸터앉아 흐르는 강물을 지켜보는데 뒤에서 언제왔는지 설화네가 작은 조각케익에 초를 꽂아서 들고 왔다. 내 생일인걸 어찌 기억하고... 너무나 고마웠다. 심지어 노래까지 불러줬다. 다른 때 같았으면 쑥스럽다면서 손사래를 쳤겠지만, 그날 따라 너무 고마웠다. 다 함께 케익을 뜯어먹으며 이야기하고 놀다가 내일 아침 함께 일출 보트를 타기로 했다.
새벽 5시 반정도에 일어나야 했기에 내일을 대비해 일찍 헤어졌다.
2/16
노점 군것질 - 20루피
방값 - 300루피
밥값 - 325루피
물 - 15루피
림카 - 27루피
합계 : 687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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