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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2, 인도

Welcome to India. #10 우다이푸르 - 1

by 지구별 여행가 2016. 12. 11.

아침 5시쯤 우다이푸르에 도착했다.  그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릭샤꾼들은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도를 보니 시내 안쪽까지 거리가 꽤 됐기에 릭샤를 타야만했고, 걸어간다 하여도 길을 물어볼 사람이 거리에 보이지 않았다.




지도에서 추천된 숙소 몇 군데 문을 두들겨 가격을 물어봤으나, 생각보다 비쌌다. 

그 중 '데빌빌라스'라는 숙소를 마지막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총 3그룹이었기에 방이 3개 필요했으나 방은 두개 밖에 없었다. 가격도 저렴한 듯 이야기했지만 전혀 저렴하지 않아 숙소를 빠져나왔다. 

다른 숙소를 구하러 다니는데 '데빌빌라스' 주인이 계속 우리 뒤를 졸졸 따라왔다. 우리가 가격을 물어보러 게스트하우스 내로 들어가면 그는 꼭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우리의 추측으로는 게스트하우스에 전화를 하는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어찌 하나같이 물어보는 게스트하우스마다 가격이 1000루피가 넘었다.

3,4번의 허탕을 치고 난 후에야 그는 사라졌다. 그 놈 때문에 심신이 지쳐서 잠시 거리에서 쉬고 있는데 어두운 길바닥 구석에 외국인이 쪼그려앉아 자고 있었다. 흔들어 깨워서 이 곳 위험하다고 하니 숙소가 너무 비싸서 숙소를 못 구하고 있다 했다.

도대체 얼마에 구하려고 물어보니 '500루피'란다.


...?

도대체 왜 길거리에서 자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블룸 300루피도 비싸다 생각해서 나왔는데...

몇 군데 숙소를 들러 200루피에 싱글룸 하나를 구해주니 너무나 고맙다며 손을 꼭 잡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서 방을 구하는게 좋다 생각하고 아침부터 먹기로 했다.





피춀라 호수를 끼고 멋진 일출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델리를 버리고 우다이푸르로 온 보람이 있었다. 신혼여행으로 많은 인도사람들이 방문한다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리를 건너 가이드북에 있는 식당을 가기로 하여 근처 식당 사람에게 물어보니 3개월 전에 식당 주인이 죽었다고 했다. 벙쪄서 잠시 머뭇머뭇거리는데 자기네 식당으로 와서 밥을 먹으라 했다. 다들 별로 내켜하지 않아 좀 더 걸어가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니 이번에는 어제 결혼식 때문에 가게 문을 열지 않을 것이라 했다. 100% 거짓말임이 분명했다.


너무 오랜시간을 소비했기에 우리는 그냥 드림헤븐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호수의 전경이 아주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었기에 매우 만족했다. 또한 조드푸르에서 우리와 일심누나네를 만나게 해준 인연, 장발머리에 이름모를 아저씨도 짜이를 마시고 계셨다. 그는 우리가 아직 숙소를 구하지 못했다고 하니 '자가트'라는 숙소를 추천해주셨다. 그 곳으로 가기로 했다.

내려가는 도중 3개월 전에 죽었는데 어제 결혼식을 다녀온 가게의 주인이 식당문을 열고 있었다.


'!' 역시나 이곳은 인도였다.


자가트 숙소는 마음에 들었다 가격이 저렴했으며, 1층에서 가족들이 식사를 했기에 그들이 해주는 인도식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첫날은 방이 없어서 화장실이 따로 있는 더블룸을 200루피에 묵고 다음날은 280루피에 화장실이 붙어있는 곳을 쓰기로 했다.

우리의 일정은 우다이푸르 다음 아그라였다. 일심누나네와 나정이네도 같았기에 함께 아그라행 기차표를 사러 역에 잠시 다녀오기로 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또다시 만났다. 길은 꽤나 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릭샤를 타고 금새 다녀오지만 우리는 슬슬 걸어갔다. 중간에 길을 잃을뻔 했지만 인도 남자들을 만나 빠르게 길을 찾았다. 무엇을 원하지도 않고 별 말도 없이 무뚝뚝히 걸어가다가 이 곳이 기차역이라며 소개켜주고는 사진을 함께 찍고 바로 헤어졌다. 17살의 학생이라 했던 그들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내일이 나정이 생일임을 알게 되었고 맥주에 탄두리 치킨을 한마리 사먹기로 했다. 맥주 샾에 가서 맥주만 사기에는 조금 아쉬워 무슨 몽키 어쩌구 위스키를 하나 더 샀다. 생일의 주인공인 나정이가 한국음식을 먹고 싶어하였기에 신라면, 짜파게티, 김치볶음밥등을 파는 이삭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드림헤븐 레스토랑에서 탄투리 치킨과 버터 치킨을 사고 우리 방에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



마시다보니 술은 계속 들어갔고 금새 술이 떨어졌다. 뭔가... 더 먹고 싶었다. 새벽 1시 술을 사러 밖으로 나갔다. 미친게 분명했다. 기억력을 더듬어 비어샾까지 갔지만 문이 닫혀있었다. 짜증이 나서 터덜터덜 걸어돌아오는데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우리 앞에 섰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술 사기를 원한다하니 오토바이에 타라 했다. 무슨 미친 정신인지 오토바이에 탔다. 

그가 데려간 곳은 다행히도 근처 바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뭔가 뿌~했다. 외국인은 안보였고 대부분 현지 사람들이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맥주가 250루피, 위스키가 900루피였다. 너무 비쌌다. 

나와서 다시 길을 돌아가는데 이번에는 누가 또 우리를 잡았다. 맥주를 원하냐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하니, 잠시 기다리라했다. 곧 두명의 건장한 남자가 나왔다. 무슨 깡으로 새벽 1시반에 그랬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이라 소개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집에서 묵으면 맥주를 150루피에 준다하였다. 그러나 이미 숙소에 묵고 있는 상태 아닌가. 150루피에 주면 내일 묵겠다고 하니 그건 또 안된다 하였다. 귀찮기만 하여 됐다 그러고 숙소 쪽으로 걸어왔다.


숙소 근처에 다왔는데 옆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들리는 술파티 소리. 소리를 질러 주인을 불렀고 끈질긴 설득 끝에 한 사람당 110루피에 맥주를 샀다. 어차피 남는 장사면서 거짓말과 허세를 늘어놨다. 

이렇게 힘들게 사서 들어갔는데 다들 자고 있었다. 나와 누나가 결국 다 마셨다.


2/11


환전 100달러 - 4850루피


아침식사 - 240루피

기차표 - 574루피

바나나쉐이크 - 20루피

물 -  15루피

저녁, 술, 안주 - 830루피

휴지 - 55루피

치마 - 170루피

아이스크림 - 10루피


합계 : 1914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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