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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페루 쿠스코. #199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결정하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8. 11. 28.

이제 숙소에는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기존의 친하던 사람들은 어느샌가 다들 떠났다. 물론 나도 떠날 시간이었다. 큰 형님은 새벽 5시에 150만원의 고급 정글 투어를 떠나셨고, 영승이형은 오후 2시에 떠나는 버스를 미리 예약해두었다.

체크아웃을 해놓고 일본인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히로키와 나오미를 만났다. 다시 언제 만날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안전한 여행을 빌어주며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만남을 뒤로 한채 내려왔다.


영승이형과 유리누나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렀다. 그전까지는 전혀 몰랐는데 시장안 음식집에도 닭, 소, 생선별로 구역이 나뉘어져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대충대충 음식을 골라왔던 우리였다. 어슬렁 시장을 한바퀴 돌다가 우리나라 갈비탕과 비슷한게 있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형과 누나는 갈색의 죽같은 음식을 시켜먹었는데 나는 옆사람의 음식을 보니 면같은게 들어있어서 그와 같은 음식을 주문했다. 자리가 부족하여 길바닥에 주저앉아 먹었지만, 음식맛 만큼은 최고였다.

미국에서 다시 보기로 약속한 영승이형과 남미에서 마지막 식사였다.



내가 탈 버스는 출발하기까지 한참이 남아있었다. 숙소에서 할거는 많았다. 일단 가장 중요한게 앞으로의 일정이었다. 에콰도르와 콜롬비아가 여행계획에 없었지만, 그곳까지 가기로 결심한 이상 어느정도의 공부가 필요했다. 어느 도시를 갈지도 결정을 못한 상태였다. 

인터넷에서는 내가 원하는 정보가 많지 않았기에 꽤나 정보를 찾는데에 오랜시간이 필요할듯 하였다. 


미국 방문도 애매했다. 아버지의 강한 요구로 휴스턴의 고모네를 잠시 들리기로 했지만, 마땅히 그 동네에 볼게 없었다. NASA 방문 투어가 있지만 실제로 우주선을 보거나 아주 재미난 무언가가 있는거 같지는 않았다. 에콰도르와 콜롬비아에서의 체류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일단 휴스턴에서 인천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나도 한국에 돌아가는구나...


유리누나와도 늦은 오후 헤어졌다. 남미에서 상당한 시간을 같이 보낸 여행자였기에 헤어질때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우리였다.



나 또한 떠날 시간이 되어 혼자 버스터미널로 걸어가는데 거리가 이렇게도 먼가 싶었다. 인적이 없는 지름길을 통해 가니 더욱 쓸쓸함이 배가 되었다.

버스의 맨 앞자리에 앉아 신발을 벗으니 발냄새가 올라왔다. 내가 느껴도 심했다. 좀 오래 머무는 도시에 들르면 신발을 빨기로 했다.


2014. 0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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