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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페루 리마. #201 하나의 동상이 기억의 전부였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8. 12. 9.

버스표, 무조건 버스표부터 사러 가야만 했다. 애매한 시간에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굳이 숙소로 돌아올 필요는 없었으니 미리 체크아웃까지 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무슨 문제가 있냐며, 왜 이렇게 일찍 리마를 떠나는지 물어봤다.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말하자면 길기에 키토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야만 한다고 둘러댔다.


버스표를 직접 사러간다고 하니 아주머니는 버스회사에 전화도 해주고, 인터넷으로 각 회사별 시간대와 금액을 확인해주셨다. 그녀에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마을 동네도 한바퀴 구경할겸 밖으로 나왔다. 

Wong마트 근처에 버스회사가 있다며, 자그마한 지도에 위치를 표시해주었고, 산책하기 좋은 루트를 소개시켜주었다. 숙소, 사람, 뭐하나 빠지는게 없는 곳이었다.





마트는 찾았지만, 버스 티켓 창구는 찾지 못하였다. 잠시 보류하고 일단 오투르 버스회사로 향했다. 다짜고짜 프로모션 가격이 없는지 물어보니, 39솔의 저렴한 표를 소개시켜주었지만, 크루즈 델 술에서 29솔이라 했던 것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나서 그 곳도 확인해 보고 싶었다.

빠른 걸음으로 들른 크루즈 델 술의 가격은 무려 69솔. 프로모션 따위는 존재치 않았다. 빠르게 걷다가 곧 뛰었다. 39솔의 버스티켓이 사라진다면 억장이 무너질것 같았다. 다행히도 표는 남아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파스타와 이런저런 소스, 물을 사왔다. 숙소에 들어와 목이 말라 물의 뚜껑을 열었는데 물이 폭발했다. 탄산수였다. 바닥을 닦으려고 허둥지둥대니 어디선가 주인 아주머니가 나와 먼저 바닥을 닦고 있었다. 체크아웃후에 주방을 쓰는 것도 미안한데 또한번의 신세를 졌다. 내가 의기소침해져있으니 먼저 다가와 인자한 미소를 보이고 사라졌다.




이렇게 볼 것 없는 도시도 오랜만이었다. 기억이 나는 거라고는 바닷가 근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과 사랑의 동상이 전부였다. 외곽으로 크게 한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어제 함께 맥주를 마신 캐나다인들이 마트에 간다며 함께 가자했지만, 이미 필요한 물품은 다 산 상태였다.


10시 50분 버스였지만, 너무 늦은 밤에 돌아다니기보다는 조금 일찍 가서 기다리는게 나을듯 하였다. 낮에 버스표를 사면서 대합실에 콘센트 위치도 파악해 두었으니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8시쯤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는데 캐나다 친구들이 숙소로 돌아왔다. 나중에, 어디선가 보자는 말과 함께 숙소를 떠났다.



아침에 갔을 때는 길을 잘 몰라서 빙빙 돌아갔는지, 생각한것보다 너무 일찍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할게 없으니 일기를 썼다.

버스는 밤버스라는 사실이 아쉬울정도로 최고의 퀄리티 버스였다. 낮에 탔더라면 조금더 편의를 즐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일을 위한 체력, 잠이었다.


2014. 07.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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