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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아시아

태국 우본랏차타니. #15 방콕으로, 그 전에 우본랏차타니?

by 지구별 여행가 2015. 7. 21.

 

아침 버스를 타고 우본랏차타니에 도착했다.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다.

버스터미널에서 방콕행 밤버스 표를 샀다. 버스 출발 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가방을 매표소에 맡기고 우본랏차타니를 구경하기로 했다.

 

 

나는 도시에 대한 정보를 따로 알아보지 않고 오거나 잠시 시간이 떠버린 날 지도 어플을 이용해서 돌아다녔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도 위에 나오는 지역을 무작정 걸어가는 것이다. 가다보면 기대치 않았던 예쁜 골목골목을 만날 수 있고, 활기 넘치는 로컬 시장,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맛집을 발견 할 때도 있다.

 

'여행은 언제나 느리게'

물론 걸음을 느리게 가라는 뜻은 아니다. 양옆의 시야가 가려져 주변을 보지 못하는 경주마처럼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걸음이 빨라도 시야가 느리면 세상은 언제나 열려있다.

무엇을 보러 가는지도 중요하지만 가는 길에 무엇을 보았는지도 중요하다.

 

 

터미널 주변에서 그늘이 벤치에 드리워져 앉아 있음 시원할 것 같은 작은 공원을 발견했다. 형한테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자했다. 형은 작은 공원을 산책했고 나는 책을 읽었다.

한 30여분쯤 책을 읽었을까 아저씨 한명이 공원에 들어왔다. 공원이기에 누구나 왔다갔다 하는게 당연하므로 읽던 책을 다시 보는데 그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눈이 마주치니 그가 먼저 눈인사를 했다. 나도 따라 눈인사를 했다.

 

잠시 후 그는 무언가 결심했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워서 책을 읽고 있는 내 앞으로 왔다.

한참을 뜸들이더니 서툰 영어로 담배하나만 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저렴한 라오스 담배 한까치를 주니 고맙다며 불도 빌려달란다. 돈 드는 것 아니니 빌려줬다.

한 두모금 태우더니 아직 얼마 타지도 않은 담배를 손에 들고 다시 서툰영어로 담배를 한대만 더 줄 수 있냐했다. 참 욕심도 많다. 어차피 싸구려 담배니 하나 더 줬다.

그는 그제서야 일을 다 처리했다는 듯이 여분의 담배 한대를 자신의 조끼주머니에 넣고는 오토바이 헬멧을 들고 나가려했다. 어디 가냐 물어보니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간단다. 마트 가서 담배를 사면 되지 마트 가는 길에 굳이 오토바이에서 내려 담배를 빌리는 것은 뭔가 싶었다.

 

나는 형한테 우리도 마트나 가자했다. 형은 공원이 재미없고 더웠는지 좋다하였다. 그에게 가서 우리도 마트를 가고 싶은데 태워줄 수 있냐 물어보니 쿨하게 타라면서 자기의 오토바이를 가지고 왔다.

우본랏차타니 거리 한복판을 헬멧도 없이 삼치기로 질주했다.

 

 

 

공원과 마트.

 

 

마트에서 빵, 볶음밥, 돈가스, 여러가지 튀김들로 점심을 해결했다. 밥을 먹으면서 어디를 갈까 하다 어플로 한 곳을 찍어 그 곳을 가기로 했다. 그 곳의 이름은 모르지만 건물의 외관은 상당히 멋졌다.

안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본 건물은 행사장이었고 지하에 작게 박물관이 있었는데 문이 잠겨있어서 구경할 수는 없었다. 꼭대기를 올라가니 몇몇의 사람들이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파티를 하고 있었다. 약간은 부자인듯 부티가 좀 나보였다. 괜히 올라왔다 싶어 바로 내려왔다.

바로 옆 대학교가 있어 잠시 구경을 가니 실내코트에서 농구시합을 하는지 호루라기 소리가 날 때마다 함성 소리가 울려퍼졌다.

 

 

 

적당히 구경을 하고 버스터미널로 돌아가기 전 근처 공원에서 쉬고 있는데 한쪽에서 벨이 울렸다. 당연히 나와 형의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 핸드폰을 놓고 간것이 분명했다.

 

첫번째 전화벨이 울렸을 때는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받지 못했다. 내가 다시 전화를 걸려했지만 잠금이 걸려있어 전화를 할 수 없었다. 잠시 기다리니 다시 전화가 왔다.

'헬로' 하고 받으니 저쪽에서 태국어로 말했다. '태국어를 하지 못한다. 영어를 할 수 있냐?' 물어보니 잠잠해진다. 3초. 뚝 끊어졌다.

 

이 핸드폰을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하는 찰나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엔 전화벨이 끊어지기 전에 멀리보이는 태국의 가족에게로 뛰어갔다. 핸드폰을 건내며 받으라 하니 날 피한다. 계속 핸드폰을 건내며 받으라 하니 마지못해 핸드폰을 받았다. 여전히 눈빛은 나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전화를 받은 그는 통화 내용을 들은 후에야 표정을 풀었다.

전화를 끊고 나에게 태국어로 뭐라 이야기했지만 당연히 이해하지 못했다

욕인지 칭찬인지 알 수 없으나 칭찬이겠거니 하고 공원을 나왔다.

 

 

이 공원에서 쉬다가 핸드폰을 발견했다. 내가 핸드폰을 건낸 가족은 사진 속 가족은 아니다.

 

 

 

 

과학 박물관인 듯 조잡하지만 몇개의 공룡 모형과 맘모스 모형이다. 여러가지 재밌는 모형들이 더 있었다.

 

 

돌아오는 길, 불빛이 환한 대학교를 들렸다. 왠지 축제의 향기가 났다. 안으로 들어가니 아직 준비 중인 듯 의자만 설치되어 있고 다들 분주했다. 사람들이 한 곳에 뒤섞여 노는 분위기였다면 편하게 놀 수 있었겠지만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밖으로 나가는 길에 큰 트리 모양 전등 밑에 비싸보이는 자동차가 한대 있었다. 경품인지 파는건지 장식품인지 용도를 모르겟지만 주변에 예쁜 태국여자들이 차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아마 모델인 듯 했다.

학교 밖에서는 가방, 옷, 그림, 핸드폰 케이스 등을 파는 오픈 마켓이 열려있었다. 먹을 것 몇개와 핸드폰케이스를 하나 샀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듯, 대부분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판매하고 물건을 사갔다.

네팔을 대비하여 긴바지도 하나 살까 했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어 사지는 않았다.

 

 

 

 

 

13. 12 .27

 

다음이야기

 

2015/07/22 - [지구별 한바퀴 - 세계일주/아시아] - 태국 방콕. #16 다시 돌아온 방콕. 그 곳은 축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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