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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아시아

인도 소나울리. #41 아직도 인도인을 믿으세요?

by 지구별 여행가 2015. 12. 15.

입국심사를 받자마자 몇몇의 호객꾼들이 나에게 달려왔다. 하나같이 바라나시, 고락푸르를 외쳤다.

나는 이미 바라나시행 로컬 버스 위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갈 생각으로 호객꾼들에게 필요없다는 손짓을 했다. 그러나 한 명이 아주 끈질겼는데 그가 말했다.

 

'2명의 일본인이 너를 발견해서 내가 대신 찾으러 왔다. 그들이 너와 같이 가고 싶어한다.' - 1

'나 한국사람인데'

'아차차차차차차, 미안하다 그들은 한국사람이다.' - 2

 

탈 생각은 없었으나 그냥 궁금한 마음에 가격이나 물어봤다. 생각보다 비쌌다. 어차피 거짓말인 것을 알지만 만약 한국사람이 있다면 같이 버스를 타고 가자 하기 위해 그를 따라갔다.

가봤자 물론? 한국사람은 없다. 심지어 지프를 타고 갈 사람이 한명도 모집이 되어있지 않았다.

다시 그가 이야기했다.

 

'아 미안하다. 방금 출발한 것 같다. 잠시 지프차에 타고 있으면 곧 그들을 따라 출발할 것이다. 걱정마라 같은 시간에 도착할 것이다.' - 3

 

들어보나마나 거짓말이니 뒤에서 뭐라 떠들든 다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인터넷에서 알아본 바로는 걸어서 5분이면 버스터미널이 있다 하였는데 버스정류장이 보이지 않았다.

길을 가는 사람한테 버스정류장이 어디있는지 물어보니 그가 말했다.

 

'로컬버스 없어, 지프타야되.' - 4

 

기대도 안했다.

일단 길이 끝나는 곳까지 걸어볼 생각으로 2~3분 정도 더 직진하니 버스가 모여있는 간이 버스정류장이 나타났다. 버스가 2대 있었는데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한쪽에서 짜이를 마시고 있는 우전사한테 출발시간을 물어보니 그가 말했다.

 

'5시' - 5

 

약 30분 후면 출발이니 시간을 잘 맞춰 왔다 뿌듯해했지만 7시가 되어도 버스는 출발하지 않았다. 속으로 이런 인디안타임 같으니라고 하며 욕을 하고는 배라도 채우기 위해 근처 가게로 튀김 몇개를 샀다. 가격을 물어보니 20루피라 했다. 100루피를 준 후 튀김을 먹으며 기다리니 거스럼돈을 줬다.

 

그가 준 돈은 '70루피' - 6

 

짜증나게 하지 말고 빨리 10루피 더 달라 이야기하니 거스름돈이 없다며 튀김을 두개 더 먹으란다. 배도 고팠던 참이기에 알겠다 이야기하고 지갑에 돈을 넣으려는데 돈의 모양이 이상했다.

 

돈을 자세히 살펴보니 '3장이 네팔루피' - 7 (당시 환율이 1네파 루피 : 10원, 1인도 루피 : 18원)

 

화가나서 왜 네팔루피를 줬냐, 인도루피로 바꿔달라 따졌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네팔루피를 인도 루피로 바꿔주면서 말했다.

 

'노 플라블럼'

 

그 짧은 시간동안 7번의 거짓말. 이건 거짓말 중독자 수준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물어본다. 왜 그렇게 짜증나고 피곤한 곳을 좋아하냐고.

그럼 나는 대답한다.

 

'노 프라블럼. 그 곳은 인도다.'

 

 

 

 

2014. 01. 20

 

 

다음이야기

 

2015/12/15 - [지구별 한바퀴 - 세계일주/아시아] - 인도 바라나시. #42 갠지스강이 품은 도시, 바라나시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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