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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아르헨티나 엘칼라파테. #164 잠시 노론한 몸을 풀고 가자.

by 지구별 여행가 2017. 10. 29.

10시반에 버스를 타면 된다는 생각에 다들 마을놓고 숙면을 취했나보다. 늦잠을 자서 아침도 못먹고 부랴부랴 버스터미널로 뛰어갔다. 다행히도 아직 버스는 도착하지 않아 주위를 돌아다니는데 바릴로체행 버스라 써있는 표지판이 보였다. 엘 찰튼에서도 직행으로 바릴로체에 가는 버스가 있는 듯 하였다. 

겨울에는 운행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기에 물어보지는 않았다. 만약에 버스가 운행된다는 답변을 듣는다면 너무 배가 아플것 같았다. 운행되지 않을것이라 믿고 엘 칼라파테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형들은 엘 칼라파테 시내로 돌아가지 않고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바로 가기위해 공항에서 내렸다. 짧은 인사만을 나누고 헤어졌다. 점차 따뜻한 북쪽으로 올라갈 예정이었기에 입을 일이 없다며 따스한 잠바까지 주고 갔다. 앞으로의 여정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인 두툼한 잠바를 얻었다.


마켓에 들러 식재료를 산후 후지민박으로 돌아왔다. 세계일주 부부가 반겨주었고, 어제 뜨레호수를 올라가기 전에 만났던 어르신들도 이미 와 계셨다. 그외에 일본인이 두명더 있었는데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며 세계일주 부부와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나와 반대로 미국에서 출발하여 남미 여행 후 아프리카로 넘어갔다가 유럽으로 가는 일정이었기에 내 아프리카 여행 정보를 듣기를 원했다. 다른 아프리카 지역은 안가더라도 에티오피아는 꼭 갈거라는 그들의 말에 에티오피아에서 벌어진 사건을 이야기해주면 조심스럽게 여행을 하라 했다. 

나중에 페이스북을 보고 알았는데 에티오피아 북부 지방을 여행중 한국어를 공부하는 가난한 아이를 만났단다. 심성이 고운 그들은 이 아이를 지원해주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알아보다가 주에티오피아 서기관님과 연락이 닿았단다. 우연찮게 내 이야기가 나오니 서로가 아는 사람이라 신기해했다는 글이 쓰여있었다. 서기관님에게 내 안부를 잘 전해주었다며 나중에 카카오톡으로 연락이 왔다. 세상 참 좁다.



특별히 할 일은 없었다. 이틀간의 고된 산행을 했기에 하루를 푹 쉬기로 하였다. 형들과 헤어지기 전에 영화와 예능프로그램을 교환했는데 '더 테러 라이브'영화가 있었기에 여유있게 침대에 누워 영화를 관람했다. 앞으로의 일정을 조율하고 밀렸던 일기를 썼다.


어르신이 방으로 찾아와 맥주를 한 잔 할생각 없는지 물었다. 밖으로 나가니 일본인이 열심히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칼을 쓰는 자세나 조리하는 자세가 일반인은 아닌듯 하였다. 요리를 굉장히 잘하는 것 같다고 칭찬하니 호텔 요리사였다. 전문가의 내공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나보다. 음식이 끝났기에 한입 먹어봐도 되는지 물어보니 양이 꽤나 많다며 함께 먹자고 하였다. 덕분에 정말 맛있는 음식을 한끼 얻어먹을 수 있었다.

어르신 내외도 나와 비슷한 일정으로 북부로 향했기에 서로 알고 있는 정보를 나누며 맥주를 마셨다. 낮에 영화관람을 하면서 느긋하게 쉬었던 것이 너무나 좋았기에 조용히 침대로 돌아와 한 편의 영화를 더 보며 그간의 피로를 풀었다.


2014. 0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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