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가 물이 손에 뭍었다고 호들갑을 떨던 자식을 보며 나는 강가에서 목욕을 해야겠다 싶었다. 재석이와 재석이 친구도 인도까지 와서 강가에 몸을 담궈보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 하였기에 함께 강가에서 만나 목욕을 하기로 했다.
아침 9시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목욕을 재개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 함께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의 온도는 차갑지 않았다. 조금 시원하다는 정도의 온도였다. 목까지만 담궜는데 도저히 양치는 못할 물이었다. 멀리서 보면 더러워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정말 더러운 물이다. 그래도 그들에게 신성한 물이기에 나 또한 그들의 문화에 다가가 신의 축복을 받았다 생각하니 마음은 풍요로웠다.
시계를 풀러놓고 물에 들어갔는데 깜빡하고 시계를 챙기지않고 숙소로 돌아갔다. 뛰어서 돌아가봤지만 그자리에 있을리가 만무했다. 갠지스강에 소원빌었다 생각하고 잊어버리기로 했다.
모자리자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라씨까지 먹은 후 강가를 구경하는데 문뜩 저 멀리 보이는 왼쪽 가트의 끝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동생은 다른 친구들과 놀라고 하고, 나는 혼자 가트의 끝까지 가보기로 하였다.
많은 아이들이 낮시간이었지만 크라켓을 하거나, 연을 날리거나, 수영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에게 그러한 아이들이 한심해 보일 수있지만 조그만 사각방에 가둬져 1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주입교육을 받는 아이들보다 맑고 순수하며 창의적일 수 있다.
가트의 끝 무렵쯤 한 무리의 유쾌한 인도청년들을 만났다. 자신들이 먼저 자신들의 이름과 별명을 소개하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히히덕덕거리며 그들과 짧은 시간을 보냈다.
낮이기에 충분히 돌아다닐만 했지만, 밤에는 상당히 우범지대라 알려져있다. 낮에도 여행자가 별로 없는 거리이니 저녁에는 확실히 위험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긴하였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나쁠게 없다는게 여행의 수칙이다.
가트의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니 대략 4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돌아오니 함께 저녁 푸자를 보기로 한 시간에 맞춰서 돌아왔다. 저번에 은유누나와 봤을 때는 가트에서 봤기에 이번에는 철수보트를 타고 푸자를 구경하였다.
푸자가 끝난 후 유명한 에그롤 노점에 가서 에그롤을 하나씩 사먹었다. 나와 동생은 에그롤 두개와 빠니르 초면, 에그초면까지 총 4개를 먹었는데 양도 푸짐한 이 음식이 무려 합쳐서 110루피 밖에 하지 않았다. 거의 2,000원에 깔끔하게 저녁식사를 해결하였다.
우리의 마지막 바라나시의 밤이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이 마음속에 올라왔다. 호불호가 갈리는 여행지지만 나에게만큼은 최고로 매력적인 도시였다.
내일은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인 뭄바이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했으므로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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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 165루피
짜이 - 60루피
블루라씨 - 30루피
돈가스 - 60루피
물 - 18루피
히말라야 - 530루피
보트 - 100루피
저녁식사 - 110루피
합계 : 1073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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