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타고 편하게 갈 수 있지만 남은 루피가 별로 없었기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열차는 지어진지 얼마 안된 듯 굉장히 깨끗했다.
공항에 도착하여 길을 찾고 있는데 정장을 입은 인도인이 다가와 나의 가방과 짐을 자신의 카트에 실어주겠다 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순순히 배낭을 벗어 그의 카트 위에 올렸다. 그는 약 1분간 나의 짐을 끌어주고는 팁을 요구했다. 왜 카트에 짐을 실어주었을까. 그러나 그 순간 왜인지 모르게 돈을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원한 팁은 150루피. 나는 순순히 지갑을 열어고 모든 동전을 다 털어봤지만 150루피가 되지 않았다. 땅바닥에 주저 앉아 주머니들을 뒤져봤지만 돈이 없었다. 그는 한참동안 서서 내 모습을 쳐다보다 돈이 없는 것을 확인 후 자리를 떴다. 땅에 떨어진 동전들을 주섬주섬 짚어 드는데 내가 뭐에 홀렸나 싶었다.
배낭을 메고 발권을 하기 위해 항공사 카운터로 갔다. 목적지는 이스탄불이었는데 나름 저렴하게 표를 사느라 무려 3번이나 환승을 해야하는 항공권을 구매했다. 항공사 카운터의 직원은 한 장의 비행기 표만을 주고는 나의 짐을 수화물로 부쳤다. 나는 그에게 나머지 두장의 비행기 티켓은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물어봤지만 그는 자신의 일이 끝났다는 표정으로 뭄바이에 가서 받으면 된다 간단히 말했다.
또 다시 뭔가에 홀린 듯 정확히 알아보지 않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짧은 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뭄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새벽 비행기 출발이었기에 공항 황승센터를 돌아다니며 나머지 두장의 비행기표 발권을 위해 알아보았다. 그러나 새벽이어서 그런지 공항내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으며 인포 직원들도 모두 자리에 없었다.
한참을 돌아다녀봤지만 발권 받을 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가 볼까 했지만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만약 나갔다가 다시 못들어오거나 문제가 생긴다면 꽤나 복잡해질 것 같아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근처 아무에게나 물어봤으나 다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거나 중구난방으로 길을 알려줬다.
'멘붕'
같은 길을 여러번 돌아다니며 도움을 청하는 동안 아까는 비어있던 인포센터에 사람이 돌아왔다. 그녀는 상세히 길을 알려주었고 그녀 덕분에 내가 타야할 항공사의 카운터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행기 출발 두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1시간 반 전, 20분 전, 10분 전. 내 속은 타들어갔따. 1시간이 남았을 무렵, 설렁설렁 카운터 직원들이 들어왔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몇명의 외국인들이 다가가 상황을 물어보고 발권을 시도했지만 모두 기다리란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 모습에 나는 약간 안심이 되었다. 어쨋든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몇 명 있는 거구나.
약 10분간 수다를 떨던 직원들은 발권을 받으러 오라 이야기했따. 중간쯤 줄에 서서 2장의 티켓을 받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탑승게이트에서 비행기에 올라탔다.
다시 짧은 비행 후, 환승하기 위해 내리니 공항에는 터번을 쓴 사람들이 몇몇 돌아다니고 있었고 한쪽에는 이슬람 교도들을 위한 기도실이 있었다. 이제야 중동에 도착했다는 느낌이 물씬났다.
짧은 기다림을 끝으로 마지막,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탔다. 잠시 졸다 일어나 기내식을 먹으니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리면서 생각했다. 3번의 환승은 미친 짓이라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기에 몸이 녹초가 되어버렸다.
입국심사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되기에 짧은 행복을 느끼고 과거 세계 3대 수도 중 하나였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2014. 02. 04 ~ 05
다음이야기
2015/12/30 - [여행/세계일주, 중동] - 터키 이스탄불. #53 춥다. 그리고 비싸다.
간단히 정리하는 네팔, 인도 여행
- 인도, 네팔 여행 루트.
< A : 카트만두, B : 포카라, C : 룸비니, D : 바라나시, E : 오르차 F : 뉴델리 >
- 여행 경비.
네팔 : 60만원.
인도 : 15만원.
뉴델리 - 이스탄불 비행기 : 3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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