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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중동

요르단 암만. #80 말 좀 들어라.

by 지구별 여행가 2016. 1. 26.

암만행 버스 티켓 가격으로 5디나르를 지불하고 짐값이라는 명목으로 1디나르를 추가적으로 더 냈다. 

와디무사에서 암만으로 가는 사람들은 많았다. 대부분 현지인들이었고 여행자는 소수였다. 러시아 아줌마도 그 중 한명이었다. 그녀는 아랍어를 잘 했는데 영어는 잘 못하는 듯 하였다. 

암만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나도 내리려하니 그녀가 나를 붙잡으며 뭐라고 이야기를 했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어서 그녀의 손을 뿌리치 버스에서 내렸다.

지도를 켜보니 내가 가야할 곳이 무려 7 km가 떨어져있었다. 

러시아 아줌마는 아마도 이 곳이 시티 안쪽이 아님을 알려준 것 같았다. 그녀의 말을 들을 껄 후회했다.


택시기사들이 택시를 타라 꼬셨지만 동네구경이나 할 겸 걸어가기로 했다. 큰 길로 나와 길을 걷다 지름길처럼 보여 골목 안쪽으로 들어갔다. 수 많은 꼬맹이들이 집 앞에서 빤히 나를 쳐다보았다. 다행히도 그들의 시선에 악의는 없었다. 

조금씩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내가 마치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아이들을 몰고 다니고 있었다. 

들과 함께 사진도 찍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이 길을 안내해주어 좀 더 빠르게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배도 고프고, 몸에 힘도 없고, 빨리 쉬고 싶은 마음 뿐이었지만 내 앞에 보이는 것은 약 300여개의 계단이었다. 가방도 무겁고 이미 4~5 Km를 걸어왔는데 또 다시 계단이라니. 그러나 여기서 주저 앉을 수는 없는 법, 마지막 힘을 내어 계단을 올랐다.

계단 끝에는 달콤한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가 서 있었다. 최고의 자리선택이었다. 그는 계속 나에게 솜사탕을 팔려했지만 전혀 끌리지는 않았다. 만약 그가 음료수를 팔았다면 분명 값이 얼마였든지 지불했을 것이다. 나중에 한국인을 보면 그에게 많이 팔라고 '솜사탕'이라는 단어를 알려주고 자리를 떴다.


원래 목적지는 클리프 호텔이었지만 지도 어플에 나오지 않아 시드니 호텔로 갔다. 지어진지 얼마 안된 듯 내부가 아주 깨끗했고 꽤나 고급스러웠다. 마음에 들었다. 클리프 호텔과 가격도 똑같았다. 생각해보면 아카바 숙소가 엄청 비싼 숙소이긴 했다.


숙소내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로비에서 중국인 여행자를 만났다. 

그 또한 장기여행자였는데 태국에서 다리가 부러져 2달 동안 목발을 짚고 여행을 했단다. 근성도 이런 근성이 없다. 

참 여행다니다 보면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다리가 부러졌는데 여행이라니. 

그와 함께 암만에서 일정을 같이 보내기로 하고 우리는 밖으로 나가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하쉠식당에서 같이 점심식사를 했다. 여행자들에게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현지인이 거의 80%였다.

식사가 끝난 후 그는 돈이 꽤나 있는지 나에게 음료수며 간식거리들을 사주었다.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고맙게 그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호텔에 들어와 약 1시간 정도 에디오피아에 대해서 공부 한 후 저녁에 다시 밖으로 나갔다.

저녁식사 메뉴를 고르기 위해 그와 돌아다녔는데 그는 고기 매니아였다. 고기 말고 다른 것은 먹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수 많은 식당을 들렀지만 그는 구미가 당기지 않았나보다. 아무곳도 선택하지 않았다. 결국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가격이 비싸지는 않아 그 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두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는 식당이었는데 2층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웨이터의 안내에 따라 자리잡은 곳은 공연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였다. 두 명의 뮤지션이 중동 느낌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현지인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물담배를 피고 있었고 몇 몇의 사람은 흥을 주체하지 못해 일어나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보수적인 중동이라 생각했지만 요르단은 그나마 나은지 여성들에 대한 차별도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와 로비에서 쉬는데 그가 투어 사진의 어떤 곳을 가리키며 함께 가자했다. 시타델이었다. 나 역시 오전에 시타델을 보고 아프리카로 떠날 생각이었기에 내일 아침에 보기로 약속하고 각자의 방으로 헤어졌다.


2014. 03. 01


다음이야기.


2016/01/27 - [여행/세계일주, 중동] - 요르단 암만. #81 중동에서의 마지막 일정, 시타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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