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한 일이 없었다. 투어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기에 완벽한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다.
숙소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나는 분명 고기가 들어간 파스타를 시켰지만 야채 파스타가 나왔다. 음식이 잘못된 것 같다 이야기했으나 아무렇지도 않게 '쏘리' 한 마디만 하고는 사라졌다. 한 판 할까 했지만 오늘의 휴식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주는대로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내일 투르미로 떠나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역시나 출발시간은 새벽 6시였다.
에디오피아 여행기 처음부터 이야기를 했어야했겠지만 에디오피아는 시간 체계가 우리와 다르다. 우리가 밤12시에 하루가 시작되는 것과는 다르게 그들의 하루 시작 시간은 아침 6시다. 그렇기에 에디오피아 사람이 6시까지 오라 이야기하면 국제표준 시간인 새벽 6시인지, 에디오피아 타임 6시(우리로 치면 낮 12시)인지 항상 확인을 해야만 한다. 물어보지 않고 착각하면 결국 내 책임을 뿐이다.
그 나라에 갔으면 그 나라에 법을 따라야한다. 어쩔 수 없다.
시간에 대해 재밌는 사실은 또 있다. 에디오피아에는 13월이 있다. 나는 고작 2주의 시간 밖에 에디오피아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연수를 어떻게 세는지는 잘 모르겠다. 13월이 있는 이유는 우리와 다르게 율리우스력(우리는 그레고리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율리우스력에는 모든 달이 30일이다. 2월달도 30일까지 있다. 그렇게 되면 총 365일 중 5일이 남는데 이 5일이 13월이다. 즉 13월 5일까지 있다.
우리가 신년을 1월 1일이라 하는 것도 에디오피아에서는 다르다 들었는데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버스 확인 후, 숙소로 돌아와서 어제 만난 일본 아줌마를 만났다. 그녀도 내일 투르미를 간다하기에 같이 이동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바로 옆방이었기에 내 방에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일본 사람이었는데 남편은 홍콩 사람이었다. 그녀와 그는 인도여행 중 만나 사랑을 나눴단다.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난 한국인 누나도 이스라엘 사람과 인도에서 만났다 했는데... 왜 나에게는 이런 일이 없었을까. 어찌보면 여행 헛했다.
둘은 함께 남편의 집인 홍콩에서 살고 있었다. 중국부터 여행을 시작해 이 곳까지 오직 육로로만 왔다는 그들은 내가 두번째로 만난 부부 세계일주자였다. 나도 나중에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우리는 케냐, 나이로비까지 일정이 같았기에 남은 에디오피아 일정과 케냐의 일정을 함께 보내기로 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도중 밖이 소란스러워 나가보니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이미 식사를 준비해놨기에 밖으로 나가기에는 조금 애매했다. 인파도 많았기에 괜히 휩쓸리면 피곤할 것 같아 식사에 집중했다.
식사가 끝나고 나니 어디로 갔는지 그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미 방의 전기는 나가 있었기에 방 밖과 안이 모두 암흑이었다. 모기장 안으로 기어들어가 하루를 끝냈다.
2014. 03. 09
다음이야기
2016/03/27 - [지구별 여행기./세계일주, 아프리카] - 에디오피아 진카. #89 결국 투르미는 갈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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