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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6, 베트남

베트남 유랑기, 호이안. #10 가장 정든 사람은 식당 아주머니였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7. 4. 16.

일정이 길지 않다보니 바쁘게 움직여야했다. 호이안의 밤 모습만을 보고 호이안을 떠나기에는 아쉬워서 낮의 또 다른 모습을 보러 구시가지로 향했다. 골목기로 들어서니 갑자기 누군가가 길을 막았다. 입장료를 내는 곳이란다. 인터넷으로 입장료를 내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그다지 당황하지는 않았다. 얼마였는지 기억은 나지않는데 솔직히 돈을 내고 싶지 않았다. 수 많은 골목으로 시가지 안을 들어갈 수 있는데 꼭 돈을 내야만 싶었다. 입장료에 7개의 관광지를 골라 들어갈 수 있다 들었지만 밖에서 보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실제로 그 7개의 관광지를 가보면 일부로 관광지의 타이틀을 붙여놓은 것 같은 곳이 더욱 많다.

실제로도 길을 돌아다닐 때 상당히 소액만 들고 다니기에 지갑을 보여주며 돈이 없다고는 숙소로 돌아가서 돈을 가져오겠다고 하였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보내주었다. 오던 길을 되돌아 옆 골목으로 가서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갔다.










낮의 구시가지는 저녁에 비해 특별나게 볼 것은 없지만, 곳곳의 예쁜 거리마다 커플들의 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사진 기사들 옆에 딱 붙어서 그들이 찍는 구도로 찍었다. 몇몇 곳을 돌아다니다보니 일본교 앞에 섰다. 사실 이 일본교도 볼 것은 없지만 통과하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면 주는 티켓을 보여줘야만 했다.

그냥 안으로 쑥 들어갔는데 아무도 나를 잡지 않았다. 슬쩍 일본교를 건너갔다. 좁은 골목길을 누비다 슬슬 하나이행 버스티켓을 사러 숙소 근처로 돌아왔다.

버스티켓은 수많은 여행사에서 살 수 있지만 하나같이 가격이 비싼편이었기에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몇 곳의 여행사를 들렀다. 그러던 중 가장 저렴하게 파는 여행사를 찾을 수 있었다. 다른 곳에 비해 확연하게 싼 금액이었다. 숙소까지 픽업도 해준다했기에 의심없이 티켓을 구매했다.


호이안에서 가장 정이 든 사람은 숙소의 주인도 아니었고, 같이 방을 쓰던 캐나다인도 아니었다. 당연히 꾸준히 가던 밥집의 사장님이었다. 점심시간에 가니 역시나 손님은 없었고, 사장님은 격하게 나를 반겨줬다. '지금의 식사가 호이안에서의 마지막 식사이며, 나는 곧 하노이로 간다'고 이야기하고 싶었기에 손짓발짓을 동원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였다. 상관은 없었다. 이렇게라도 해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먹음직스러운 음식 두개를 시켜놓고 호이안에서의, 아니 호이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정다운 식당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즐겼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니 곧 픽업 버스가 왔다. 

슬리핑 버스가 아니라 일반버스가 왔기에 운전사에게 '나는 버스티켓을 살 때 슬리핑 버스를 샀다.'라고 이야기하니 이 버스는 다행히도 다낭까지만 운행하고 다낭에서 슬리핑 버스로 갈아탈 것이라 하였다.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곧 버스가 출발했다.

다낭에 도착하니 모든 사람이 내렸다. 갈아탈 버스를 못 탈까봐 운전기사에게 잘 보이는 자리에서 우둑커니 서있으니 곧 운전기사가 다가왔다. 티켓을 보여주니 오토바이 한대를 섭외해주었고 그의 애마에 탑승했다. 돈을 받으려나 궁금했지만 그는 아무말 없이 나를 작은 여행사 앞에 세워주고 떠났다. 주인은 간단하게 버스 티켓을 확인하고는 하노이행 버스에 내가 올라타는 것까지 보고는 돌아갔다.



3번째 방문만에 하노이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도 일정을 조정하기 어려웠던 친구가 오는날이기도 하였다.

중간에 저녁식사를 위한 한번의 정차 이후에 버스는 끝없이 내달렸고, 안정적인 주행이 시작됨과 동시에 잠에 빠져들었다.


2016. 0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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