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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북미

미국 라스베가스. #226 세계일주, 마지막 도시에 도착하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9. 6. 9.

고심을 해봤지만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하더라더 로스엔젤레스라는 도시에 매력을 느낄 것 같지는 않았다. 어제 사둔 라스베가스행 버스를 일정 변경없이 타고 떠나기로 했다.


오후 1시반쯤 출발하는 버스라 미리 여유있게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버스티켓을 보여달라했다.

인터넷 유심을 사용하지 않는 여행 습관 때문에 인터넷으로 예매한 버스티켓을 보여줄 수가 없으니 당시네 버스회사 탑승명단에 적힌 이름을 보여주면 내 여권으로 확인시켜주겠다고 했으나, 거절 당했다. 무조건 종이로 된 티켓 혹은 예약된 인터넷 페이지를 보여달라했다. 굉장히 난감했지만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근처의 사람들에게 와이파이를 빌려달라고 하기에는 부탁할 사람도 없었다.


무작정 버스터미널 내부로 뛰어들어가서 와이파이 신호를 켜고 돌아다녔다. 몇 가지 신호가 잡혔지만 대부분 비밀번호가 설정되어있었기에 사용이 불가능했다. 이 곳에서 돌아다닌다 와이파이 신호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으므로 일단 돌아가서 버스내의 와이파이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 그 것도 안되면 직원 핸드폰을 빌리고, 그 것도 안되면 무작정 우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은 쉽게 풀렸다. 언제 이렇게 여행객들이 많이 왔는지 버스 앞에는 사람이 바글거렸고 대부분은 한국사람이었다. 아무나 붙잡고 사정을 설명하니 흔쾌히 인터넷에 연결시켜주었다.


약 4시간 정도를 달려 라스베가스에 내리니 다른 나라 국적의 사람들은 어디론가 다 떠나고 한국인들만 남았다. 개중에 혼자 온 여행자 한명이 있어서 함께 일단 버스표를 구매했다. 

굉장히 독특한 느낌의 여자 여행자였는데 나름 여행 경험이 많은지 자신감이 엄청났다. 버스를 함께 탄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호텔에서 묵지 않고 외곽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고 했다. 위치를 물어보니 내가 예약한 숙소와 몇 블럭 차이가 나지 않았다. 


서로의 숙소 중간 지점에서 헤어져 각자의 숙소 체크인을 하고 다시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예상외로 규모도 크고 깔끔했다. 주말에는 고기 파티를 하는지 구석에서 고기가 구워지고 있었고, 사람들은 각자 사온 술을 마시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니 함께 고기를 먹자고 했지만 친구가 있어서 이따가 다시 오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


서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했으나 마땅하게 먹을거리가 없었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 라스베가스 내의 고급 식당을 가기도 애매했고, 서로 없는 형편에 무리할 필요도 없었다. 한 두블럭을 이야기하면서 걷다가 맥시칸 음식집에서 타코를 먹었다.

술도 한잔 하기로 했지만 마땅히 술을 마실곳도 찾지 못했다. 술을 마실 곳이 없는게 아니라 가격이 우리랑 맞지가 않았다. 그냥 이쯤에서 헤어지기로 했다. 뭔가 독특한 여행 철학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가 없어서 즐거운 여행을 빈다는 말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고기파티에 참석할 생각이었다.


그리 오랜 시간을 밖에서 있던게 아니였던 것 같은데 고기는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간단히 먹고 밖으로 나갔는지 한 그룹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먹을 것도 없고, 이들이 한 그룹인지, 각자 따로온 여행객들인지 알 수가 없으니 무작정 끼기도 애매했다. 거기다가 나가서 마실 술을 사오기도 귀찮았다.

애매한 인사를 주고 받은 후 방으로 들어갔다.


#라스베가스는 단 한장의 사진도 남아있지가 않다.


2014. 08.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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