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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아프리카

남아공 케이프타운. #143 그 곳에서의 마지막 일정

by 지구별 여행가 2017. 5. 8.

요하네스버그행 버스는 낮 2시 출발. 상당히 애매모호한 시간이었다. 나가서 어디라도 잠깐 들릴까했지만 숙소에서 쉬다가 12시쯤 시내로 나가 돈을 환전하고 비싼 브라질 물가에 대비해 필요한 식재료를 산 후 버스를 타기로했다.

히로키는 오늘 레소토로 떠나기에 언제쯤 출발할지 물어보니 낮 4시차라 2시 이후에 나간다하였다. 같이 나가기에는 시간이 맞지 않았기에 숙소의 입구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히로키 부부는 나의 아프리카 여행에서 가장 오랫동안 동행을 하였기에 잊을 수 없는 친구들이었다. 그들도 레소토를 거친 후 남미 아르헨티나로 넘어올 것이기에 분명 남미 어디선가는 만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기로하고 남미에서 시간이 되면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진하디 진한 포옹을 마지막으로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돈을 환전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시내에서는 달러나 금을 사겠다고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기에 환전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으나 문제는 커미션이었다. 대부분의 환전소가 환전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뗀다고 들었는데 이는  착취나 다름없었기에 커미션을 받지 않는 업체를 찾아야만했다. 허나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피켓꾼들은 커미션을 요구하지 않았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기에 그나마 신뢰가 가는 사람이 소개시켜준 환전소로 갔다. 

그가 소개시켜준 환전소는 남아공 랜드를 미달러로 바꿔주지 않았다. 아무래도 미달러를 남아공 랜드로 바꿀때만 커미션을 요구치 않는 듯 하였다. 피켓꾼도 미안한지 머리를 긁적이며 머슥거렸는데 내가 떠나겠다하니 팁을 요구하였다. 돈을 바꾸지도 못했는데 무슨 팁을 주냐 물어보니 아무말없이 자리를 떠났다.

드레드락을 했던 미용실 위에 있던 환전소는 미달러로 환전을 해주는 듯 하였기에 기억을 더듬어 그곳으로 되돌아갔다. 다행히도 수수료 없이 30달러를 환전 할 수 있었고, 받아주지 않는 더러운 돈과 동전을 모아 파스타와 파스타 소스, 다양한 종류의 스프 분말가루를 챙겼다.




워터프론트에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바로 버스를 타러 가기에는 시간이 꽤나 남았기에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광장 한쪽에서 사람들이 하나같이 손에 카메라를 들고 무엇인가를 구경중이었다. 그냥 지나칠리 없는 오지랖 넓은 사람이었기에 무엇을 하나 구경을 하니 아이들 10여명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어찌나 야무지고 귀여운지 사람들의 시선을 끝까지 붙잡아놨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남은 돈을 그 곳에 넣는 것으로 남아공에서의 일정이자, 아프리카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프리카 여행이었다. 중동에서 유럽으로 넘어가지 않고 아프리카로 간다하였을 때, 한국에 있던 가족을 비롯하여 많은 친구들이 왜 유럽을 버리고 위험한 아프리카로 가는지 걱정했다. 하지만 나에게 아프리카 대륙만큼 매력적인 나라는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다음 2차 세계일주는 꼭 언젠까 떠날 것이다. 그때 또 다시 아프리카의 짙은 매력에 흠뻑 젖고 싶다.


2014. 0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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