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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아프리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144 Fuck you를 날리지 못한 것이 한이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7. 5. 15.

아프리카 여행의 마지막은 최악으로 끝났다. Fuck you를 날리지 못한게 한이다.


남미 입국시에 심사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이야기였다. 특히 아웃티켓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유독 까탈스럽기로 유명한데 티켓이 없을 경우 입국거부를 당할 수 있고, 입국 거부를 당한다면 나를 데리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것은 항공사의 책임으로 알고 있었다. 당연히 항공사는 이러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을테니 탑승권을 주기전이나 비행기에 태우기 전에 아웃티켓을 꼭 확인하고는 했다. 이 사실을 미리 알았기에 브라질에서 5일 후에 빠져나가는 가짜 티켓을 만들어 논 후 공항에 도착했다.



운이 좋은건지 발권을 하는 나에게 아웃티켓을 요구하지 않았다. 출국심사대를 기분 좋게 통과한 후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데 이때부터 개같은 일이 벌어졌다.

아웃티켓은 완벽했으며, 한국인은 브라질이 무비자였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마음편히 노래를 듣고 있는데 항공사직원이 아웃티켓을 요구했다. 아주 기분나쁘게. 무슨 범죄자를 조사하듯 여권과 국제학생증검사부터 가방내에 있는 모든 짐을 꺼내 검사를 시작했다. 특히 내 여권을 보면서 수많은 도장을 보더니 직업이 뭐냐 묻길래, 학생이라히니 거의 밀입국을 하는 사람을 쳐다보듯이 보았다. 나 역시 기분이 나빴기에 아주 싸가지없게 대답했다. 다음의 행동은 내가 생각해도 바보같은 결정이었는데, 하도 귀찮게 하니 지갑을 열어 1,000달러를 보여주며 돈은 있으니 걱정말고 알아서 한다고 하였다. 이때, 학생인 사람이 여행을 다닌다 한것도 돈이 많아보이는데 직접 지갑을 열어 돈까지 보여줬으니 타켓이 될만했다.


별 꼬투리 잡힐게 없으니 내 차례는 금세 지나갔는데 조금 나이가 들어보이는 직원이 오더니 호스텔 예약증을 보자고 하였다. 예약증? 그런거는 없었기에, 브라질에 들어가서 숙소를 구할 것이라하니 한참을 째려보다가 자기네 상사인 듯한 사람에게 다가가 수근덕거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장 높은 사람이었는지 직접 나를 찾아왔다.

그녀는 '규정상' 호스텔 예약증이 없으면 비행기를 태워줄 수가 없다고 하였다. 어이가 없었다. 내가 친구네 집에서 자면 어쩔거냐 물어보니 그래도 무조건 호스텔 예약증이 있어야한단다. 너무나 귀찮았기에 'OK' 지금 예약하겠다. 와이파이 번호 알려달라하니 알려줄 수가 없다하였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도대체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라고 소리를 지르니, '나는 모른다. 그러나 너는 아마 알 것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때서야 눈치를 챘다. 돈 달라는거구나. 정말 마지막에 정내미가 뚝뚝 떨어졌다.


무시하고 에미레이츠 항공의 가장 높은 사람 데리고 오라하니 어디선가 또 한명의 여인네가 다가왔다. 이 사람도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결국은 돈달라는 것이었다. 슬슬 복잡해지기 시작했지만, 돈은 절대로 줄 수가 없었다. 모든 사람이 다 듣게 '얼마를 원하냐?'라고 소리치니 조용히하라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댔다.

조용히 내 옆구리에 대고 손가락 4개를 폈다. 양아치가 네명이었으니 한명씩 쪼개먹으려는 듯 했다.

내가 '40달러?' 라고 물어보니 코웃음쳤다.

400달러였다.



딜자체가 불가능한 금액이었다. 비행기표가 600달러인데 무슨 뇌물로 400달러를 준단 말인가. 이제부터는 나도 질 수 없었다. 아이폰 녹음기를 켜고 녹음을 시작했다. 누가 이기나 끝까지 가봐야만했다. 배째라 작전으로 드러누워서 '안간다. 항공사 카운터로 가서 환불하겠다.'말하였다. 그러나 진심은 아니었다. 나는 꼭 가야만했다. 실제로 항공사로 다시 가서 이야기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어느새 탑승객 모두가 탑승을 완료한 상태였으나 그들은 집요하게 아주 정교한 콤비플레이를 진행했다. 5분 있다가 문을 닫을 것이니 비행기를 타지 않거나, 무조건 400달러를 내라하였다. 살짝 이러다가 못 들어갈 수도 있겠다라는 불안감이 생겼다. 그러나 버텼다. 부탁이니 들어가게 해달라고 달래도 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에라모르겠다. 뭐라고 하든 가만히 있어도 보니 정말 떠나기 직전이었다. 이 개 썅 호로년들도 더 이상 나를 잡아놓을 수는 없는지 무슨 서약서를 쓰라며 종이를 들고왔고 거기에 싸인 한장을 하니 들어가라하였다.


안으로 들어가며 큰소리로 껄껄껄 대며 들어가니 완전 똥 씹은 표정이었다. 쌤통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비행기 타는 순간, 그 순간, 눈이 마주쳤는데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고 Fuck you를 날리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았다. 끝까지 엿을 먹이고 싶었는데...

비행기에 앉으니 화가 막 치밀어올랐다. 

마지막에 기분을 망치고 아프리카를 떠났다.


2014. 05. 03



간단히 정리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


 -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행루트



< 1 : 케이프타운, 2 : 요하네스버그 >


 - 여행 경비

 

남아프리카공화국 : 2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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