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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볼리비아 유우니. #179 유우니 사막... 이런건가요?

by 지구별 여행가 2018. 2. 19.

선영이와 민철이는 오늘도 아침부터 포토시로 가기위한 기나긴 기다림중이었다. 스님과 만나기로한 8시반에 맞춰 브리사 앞으로 도착하니 동안의 여성과 두손을 꼭 잡고 있는 모녀, 어제 밤에 만난 형까지 모두 나와있었다.

유우니에서 발이 묶여있는 관광객들이 많기에 인원을 모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투어를 진행해줄 여행사가 있는지 확인하는게 우선이었다. 각자 방향을 정해 뿔뿔이 흩어져 몇 곳의 에이전시들을 돌아다녔지만 성과는 없었고, 여행객들을 한명씩 대동하고 돌아왔다. 그러다보니 12명이라는 인원이 모여있었다.


어찌할까 고민중인데 아베니다 호텔옆의 한 에이전시에서 먼저 투어를 제의해왔다. 가격은 한사람당 200볼, 절대 싼 가격이 아니었지만, 이것마저도 못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우리의 목적은 소금언덕, 소금호텔, 물이 찬 유우니의 모습이라 확실하게 이야기했지만 된다 안된다도 아닌, 긍정도 부정도 아닌 묘한 대답으로 우리와의 대화를 마쳤다. 

가이드는 어디론가 전화를 돌리고, 우리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한 결과 그들은 우리에게 물 찬 유우니의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며 안심하라 하였다. 11시에 다시 이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헤어졌다.


선영이와 민철이는 몇 시간째 운송수단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11시에 내가 떠나기 전까지 그들은 길거리를 방황하고만 있었다. 

투어인원은 나와 스님, 어제만났던 형, 동안의 누나, 오늘 아침에 길에서 만난 누나, 중국인 두명, 미국인 한명, 칠레인 한명, 볼리비아 가족 3명으로 총 12명이었다. 볼리비아 가족은 아침에 보았던 모녀가 시간에 맞춰 나오지 않아 급하게 충원한 인원이었다.

막 출발을 하려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출발하기 직전에 모녀가 나타난 것이다. 같은 한국인에다가 오전에 미리 이야기를 해놓은 사람들이었기에 냉정하게 굴기도 미안했지만, 그렇다고 방금 모집한 볼리비아 가족을 나가라고 할 수도 없었다. 최대한 차에 서로서로 양보해서 타보기로 하니 모두가 좁지만 함께 앉을만한 공간은 나왔다. 

그렇게 마지막에 나온 모녀까지 14명이 출발했다.





11시 출발이었지만, 이미 12시를 바라보는 시간, 파업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상한 도로를 지나쳐 오니, 소금 사막투어의 시작은 태양이 머리위를 한참을 지난 후였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소금언덕이었다. 그런데 이건 뭐... 내가 사진으로 보고 상상했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사람들 모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게 소금 언덕이라는데. 분위기를 빠르게 반전시켜서 서로 재밌는 사진을 찍으면 시간을 보냈다.

바로 이어 도착한 소금 호텔에서 아주 대범하면서도 무례한 중국인의 행동을 보게되었다. 소금호텔 앞에는 각국의 깃발이 걸려있는데, 우리나라의 깃발은 물론이며 중국 깃발과 함꼐 대만 국기가 게양되어있었다. 한국인들끼리 모여 사진을 찍는데 중국인 둘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눈에 쌍심지를 켜고 대만 깃발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고는 가차없이 찢어버렸다. 혹시나 그 많은 사람중에 대만 사람이 있으면 어쩌려고... 거기다가 그러한 장면을 인증샷까지 찍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최악의 인간들이라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간 물찬 유우니는 화룡점정. 최악이었다. 물인지 아닌지 모를정도로 얕은 웅덩이 몇개만 있었다. 사진에서 보던 모습은 포샵과 좋은 여행 시즌에 갔던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달랬다. 모두의 얼굴에 실망감이 보였지만, 즐겁지 않게 투어를 하면 손해는 결국 우리였으니 애써 흥을 끌어올렸다. 







나올때쯤에는 금세 해가지더니 곧바로 어둠이 찾아왔다. 돌아가는 길도 파업을 피해서 돌아가야만 했기에 꼬불꼬불 이상한 길로 움직였다. 거기다가 어두운 밤에 라이트를 켜면 파업중인 사람들에게 발각된다며 그 어둠속을 자동차 라이트를 끄고 운행했다. 그러니 방향을 제대로 잡을 턱이있겠나. 한참을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움직이더니 한참이 걸려 겨우 마을에 하차시켜주었다.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어쨋든 유우니 투어를 하긴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함꼐 저녁을 먹으면서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어제 갔던 피자집에 모였다. 투어가 그냥 그랬어도 뒷풀이가 재밌으면 그 여행은 재밌는게 되어버린다. 피자를 한조각씩 먹으며 각자의 사진을 공유하니 재밌지 않을수가 있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스님은 어린 나이에 세계일주를 다니는 내가 기특했는지 내일의 아침식사까지도 대접을 해주신다 하였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숙소로 돌아오니 선영이와 민철이가 없었다. 연락을 해봤지만, 받지를 않았다. 포토시에는 어찌 간것 같다. 


세상 사람 모두가 동경하는 유우니 사막이 겨우 이정도라니... 너무나 큰 실망감에 침대에 누워 보낸 시간이 한참이었다.


2014. 06.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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