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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볼리비아 유우니. #180 유우니 사막... 이런겁니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8. 3. 5.

스님의 베품에는 끝이 없나보다.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식사까지 사준다고 하였기에 아침 8시 반쯤 피자집에서 만났다. 몸이 굉장히 무겁고 피곤하여 그냥 굶고, 자고 싶었지만, 어제 미리 약속을 해놓은 상태에서, 그것도 만나기 10분전 약속을 깨는 것은 굉장히 무례한 일이었다.

스님과 조잘조잘 이야기하며 걸어가는데 어제 함께 소금사막 투어를 했던 겁없는 중국여행자들이 선셋투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에 투어를 찾을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사람의 앞날은 모르는거니 혹시라도 투어를 찾게되면 함께 그룹을 만들자고 언질해두었다. 허나 속으로는 어떻게든 오늘 포토시행 버스표를 구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포토시행 버스를 구하기는 역시나 쉽지 않았다. 어떻게든 유우니를 빠져나가려는 여행객들과 짐꾼들이 한데 뒤섞여있었지만, 모두다 맥없이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오늘도 쉽지 않겠네...'

숙소로 돌아가는데 중국인들이 선셋투어를 구했다면서 그룹에 참여하라하였다. 어디 듣도 보지도 못한 여행사에서 또 하는구만 했는데, 이럴수가 '호다카'에서 진행한단다. 이런 운수대통이!

사실 관광객들마다 지역적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 나라별로 선호하는 취향의 투어가 있다. 동양인들은 당연히 압도적으로 물찬 유우니를 보러 가는데, '브리사'와 '호다카'는 가장 물 찬 유우니를 잘 찾아주는 여행사였다. 광활한 대지에서 원근법을 이용한 착시사진들 역시 그들의 작품이었다. 

기나긴 파업현장에서 작은 한송이의 꽃이 피었으니 참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행자 3명을 더 만나 총 6명의 일행이 만들어졌다. 어제 함께 떠난 누나 한명과 늦게온 모녀였다. 그러나 모녀는 오늘도 나오지 않아서 4명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어머니가 엄청난 고산증세로 고생을 심하게 했는데, 딸이 자기때문에 병간호만 하는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계속 무리를 했단다. 괜히 사정도 모르고 툴툴거려 미안했다.


중요한건 나 역시 몸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짐을 느끼고 있었지만 여기서 빠질 수는 없었다. 이 기회가 지나가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파업의 현장에서 언제까지 기다려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인당 150볼의 선셋투어를 끝끝내 따라갔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프차는 길답지 않은 길을 내달렸다. 그러나 마치 길을 외운사람마냥 운전에는 거침이 없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소금언덕. 말은 언덕이라 하지만 사람 허벅지쯤 되는 높의 소금 덩어리들을 보면서 느꼈다. '어제의 데이투어는 최악이었구나' 사진으로만 보던 새하얗고 광활한 대지위에 소금언덕이 눈앞에 펼쳐졌다. 

소금 호텔 앞에서는 가이드의 능력이 발휘되었다. 언제 들고 왔는지 다양한 장난감들을 꺼내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꺼끌꺼끌한 소금바닥에 엎드려 쏴 자세를 함에 있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대망의 물찬 소금 사막을 향해 달렸다. 역시나 어제와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했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그리고, 아름답다.' 사람들이 유우니 유우니 하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붉으스름하게 지는 노을이 반사된 수면은 벌거스름하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가이드는 우리를 한쪽에 세워놓고 다양한 포즈를 따라하라 했따. 어찌보면 굉장히 촌스럽고 유치할수 있지만 이 곳에서는 필수적으로 찍고가야할 사진들이었다.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아니, 우린 멋있었다.







최고의 투어는 이 곳에서 지는 해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발각될까봐 역시나 헤드라이트를 끄고 갔지만, 알아서 길을 잘 찾아갔다. 내일 선라이즈 투어도 예약을 하려했지만, 파업이 심화되어 내일의 투어는 불가능하다 하였다. 

해가 뜨는 유우니의 소금사막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아쉬움을 접어뒀다.


제대로 된 유우니 사막을 즐겼다며 다 함께 스테이크집에 와서 배가 터질때까지 먹었다. 숙소에 들어와 침대에 누우니 그제서야 고단함에 찌든 몸이 제발 좀 쉬라며 강요했다. 어찌보면 내일 선라이즈 투어가 취소된게 다행일지도 몰랐다.


2014. 0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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