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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칠레 산티아고. #172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합니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8. 1. 1.

아침 6시 무렵, 산티아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푸콘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을 때에는 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지하철 입구가 있다고 하였는데 지도로 살펴보니 조금 거리가 떨어져있었다. 어제 버스에서 나눠준 간식을 뜯어보니 음료수 하나와 빵이 들어있었다. 목이 말랐는데 잠시나마 목은 축일 수 있었다.

지하철을 타러 가니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닫혀있었다. 뭐지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으나 스페인어로 이야기하니 알아들을 턱이 없었다. 느낌상 문이 잠겨있는걸 보니 이따 열겠지 싶어서 버스터미널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와이파이가 미약하게 잡혀서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일요일은 아침 8시부터 지하철이 운행된다하였다. 아르마스역으로 어떻게 가는지까지 알아볼까 하였지만 귀찮았다. 한두번 타는 지하철도 아니고 대충 감으로 가면 맞게 가겠지 싶은 마음에 지하철역앞으로 다시 돌아갔다.






지하철은 처음 타는 사람도 이용하기 쉽게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있었다. 2번을 환승하여 아르마스광장에 도착했다. 산티아고에서 유명한 가장 유명한 호스텔인 아르마스 호스텔로 갔는데 체크인이 오후 2시부터였다. 6층에 위치한 이 호스텔의 베란다로 나가니 아르마스 광장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호스텔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규열이한테 연락이왔다. 나랑 일정이 비슷할까하여 혹시나 어제 카톡을 보냈었는데 지금 확인한 듯 했다. 스타벅스에 있으니 상세하게 길을 알려주고는 찾아오라 하였다.

큰 마트의 안쪽에 붙어있던 스타벅스를 겨우 찾으니 규열이가 보였다. 그는 산티아고 백페커스에 머물고 있었는데 아르마스 호스텔보다 훨씬 깨끗하니 그 곳에서 묵자고 하였다. 그를 따라가서 숙소를 체크해보니 아르마스보다 청결하고 사람도 적었다. 체크인도 일찍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었다.





그와 함께 동네를 구경하러 나왔다. 가장 먼저 뉴욕거리를 갔는데 도대체 왜왜왜? 이름이 뉴욕거리라 불리는지 감을 잡을 수 없을정도로 평범했다. 특별히 관광지는 아닌듯 하였다. 규열이는 산티아고 전망대를 이미 구경했기에 나와는 헤어져서 다른 곳을 구경하러 간다하였다. 

전망대 길을 따라오르는데 조그마한 성벽을 끼고 아기자기한 건축물들이 잘 조성되어있었다. 전망대 꼭대기에서 본 산티아고의 모습은 한국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려오는 길에 도로가 시끌시끌하여 인파를 따라갔다. 말그대로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도 아니었기에 축제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행진을 따라가는데 길 곳곳에서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을 했다. 알고보니 마리화나 합법화 요구 시위였다. 참으로 재밌는게 마리화나 합법화 시위라면 아직 마리화나가 불법이라는 뜻 아닌가? 그런데도 이렇게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을 했다. 경찰이 도로 곳곳을 지키고 있었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는 듯 하였다.

그제서야 행진속의 디테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밥말리의 사진들, 마리화나가 그려진 깃발, 티셔츠. 수많은 드레드락 스타일의 사람들.

나도 드레드머리를 하고 있었기에 꼭 마리화나 합법화 시위에 참여한 동양인 같았다. 한참동안 그들의 재밌는 시위를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규열이와 함께 마트에 들러 카레를 사왔따. 규열이 역시 마리화나 시위를 봤었는지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함께 마시기 위해 준비한 2리터의 박스와인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밖에 피워놓은 장작이 다 타들어갈때까지 우리는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2014. 06.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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