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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볼리비아 루레나바케. #188 핑크돌고래가 있다고 악어나 피라냐가 없을까?

by 지구별 여행가 2018. 6. 14.

새벽부터 해를 보러갈 필요가 없었다. 적어도 해가 뜰때까지는 늘어지도록 잘 수 있다는 소리였다. 루레나바케 팜파스 투어의 마지막 일정은 핑크돌고래 구경과 함께 아마존 강에서의 수영이었다. 

어제 수 많은 악어와 피라냐가 돌아다니는 아마존 강물 안에 무슨 깡으로 들어가서 수영을 할까 싶었지만, 가이드의 말로는 핑크돌고래가 있는 곳은 악어와 피라냐가 서식하지 않는다 하였다. 

가이드를 믿어도 되는건가?? 적어도 팜파스투어에 가서 악어한테 물려죽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기에 그를 믿기로 했다.


9시쯤 출발한 보트가 강을 이러저리 돌아다니는데 뭔가가 수면위로 잠시 올라오더니 휙~하고 사라졌다. 뭔지는 모르겠으나, 돌고래가 아닐까 싶었다. 바다에서 돌고래가 헤엄을 치듯이 수면위로 자주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계속 수면위로 아주 살짝 올라오기는 했었다. 문제는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두더지잡기 게임과 같다는 것이었다. 시야에 한계가 있으니 소리를 들고 고개를 돌리면 뭔가 물밑으로 들어간 흔적만 볼 수 있었다. 

우리 보트에 탔던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어떻게든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했지만,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카메라로 담는것은 무리라 판단하여 눈으로라도 담으려 노력했다. 얼핏 보니 내가 생각했던 완전한 핑크색의 돌고래는 아니었고, 약간의 핑크빛이 도는 회색의 돌고래라 표현하는게 정확할듯 했다. 크기도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보트는 잠시 수영할 시간을 주기 위해 정박했다. 호주, 프랑스, 네덜란드인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혹시나 가이드에게 구명조끼가 없는지 물어보니 준비를 못했다고 하였다. 지구상 모든 사람이 수영을 하는건 아닌데 이런 센스도 없나 싶었다. 수영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물에는 뜰줄 알기에 무리하지 않고 물에만 떠있으려 했는데, 형이 갑자기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수영을 못하는거 같았다.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발을 동동구르며 '헬프, 헬프'를 외쳤다. 근처에 수영한던 일행들도 다가왔고, 가이드도 놀라 보트에 시동을 걸고 그에게 배를 붙여주었다. 

물을 잔뜩 먹고 녹초가 된 형이 겨우 보트위로 올라오니 그제서야 걱정되는 표정을 풀고 호탕하게 웃으며 사라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물속에 안들어가보기는 그랬다. 나도 옷을 벗고 들어갔다. 물이 따뜻했고, 생각외로 아주 깨끗했다. 잠시나마 보트 주위를 멤돌다가 보트 위로 올라오니 서양인들은 다들 물개였다. 저 멀리까지 사라져서 다른 보트의 일행들과 공놀이를 했다. 다행히도 악어에 물려 죽은 여행객은 나오지 않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팁을 조금씩 걷어서 가이드와 요리사에게 주고, 루레나바케로 돌아가기 위한 지프차에 몸을 실었다.

흩어지기 전에 건장한 호주남자 루카승게 라파스로 어떻게 돌아갈지 물어보니 버스를 타고 갈 것이라 했다. 올 때 역시 버스를 타고 왔는데 들어왔던 악명만큼 심각한 길은 아니라했다. 거기다가 새로 안전한 도로를 뚫고 있어서 이번에 안타면 더이상 데스로드라는 길은 없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그건 안되지. 경험주의자로써 버스가 끌렸다. 거기다가 그의 건강한 육체미에 뭔가 믿음이 갔다.

혼자 여행하는 네덜란드 친구는 바로 공항으로 향했고, 프랑스 부부는 정글투어까지 한 후 라파즈로 돌아간다고 하였다.


3일동안의 투어로 몸의 피로가 누적되었다. 첫날 묵었던 숙소에서 짐을 풀고 푹 휴식을 취하고 나왔다. 미리 라파즈행 버스티켓을 살까했지만, 내일 루카스를 만나서 함께 사는게 나을 것 같아 근처에 마트만 잠시들렀다. 

저렴한 가격의 보드카를 한병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2014. 0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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