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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남미

볼리비아 루레나바케. #186 아마존보다 월드컵.

by 지구별 여행가 2018. 6. 6.

아침일찍 모이라고 신신당부를 한 투어회사의 직원 때문에 모든 여행객이 이른 아침 집합했다. 지프차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는데 거리가 꽤 먼지 중간에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곳에 잠시 내려주었다. 작은 도시락을 나눠주면서 아무곳에 자리잡고 먹으면 된다하였다. 닭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사람 옆, 도시락 옆을 푸드덕거리며 걸어다녔지만 크게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지프차는 한참을 더 달려 오후에 투어 시작 장소에 도착했다. 강변을 따라 알록달록한 보트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우리말고도 몇몇의 외국인들로만 이뤄진 그룹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팜파스 투어는 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아마존 강의 유역 곳곳을 보여주었는데 강 안쪽에 베이스캠프가 따로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잠시 자유시간을 준 사이 가이드와 요리사는 열심히 배에 짐을 실었다.




총 8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보트였는데 총 6명이 탔다. 맨 앞의 자리는 네덜란드 친구와 병윤이형이 앉았고, 나는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 시야가 조금씩 가려 내일은 앞에 앉으리 다짐을 하고는 강을 따라 유역을 구경했지만, 사실 단조로운 풍경이 계속되었다. 깊은 수풀림에는 수풀밖에 없는게 당연했다. 중간중간 악어, 원숭이, 새들이 보이면 보트를 세우고 동물의 이름을 설명해주었지만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그저 악어, 원숭이, 새일뿐이었다. 한참 퇴약볕 밑에 앉아 있으니 지치고 어지러웠다. 물에 반사된 햇볕에 얼굴이 타들어갈거 같았다.








지루해질무렵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건물과 길이 수상가옥의 집들처럼 지면에서 떠 있었다. 물이 범람하기 때문인가 싶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악어가 자주 찾아오기 때문이라했다. 공포스러웠다. 혹시나 악어가 계단을 올라 우리가 자는 방으로 들어와서 다리를 물어버리는거 아닌지 물어보니 계단의 단이 높아서 다리가 짧은 악어는 절대 올라올수 없을것이라 했다.





오후의 일정은 선셋포인트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보트위에서 선셋을 구경하는게 아니라 어떤 건물로 향했는데 모든 여행자들이 첫날은 이 곳에서 선셋을 보는지 우리말고도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선셋은 제쳐두고 텔레비전 앞으로 다가갔다. 오늘은 대한민국과 러시아간의 월드컵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다행히도 다른 나라 여행자의 경기와는 겹치지 않는지, 아니면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동양인에 대한 작은 배려인지 대한민국 VS 러시아 경기가 방송되는 텔레비전 채널을 맞춰주었다. 

그 안의 모든 여행자는 나와 병윤이형을 위해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열심히 응원해주었지만, 아쉬운 무승부로 끝이났다. 




불빛 하나 없는 강이었다. 작은랜턴을 켜고 조용히 물살을 가르며 보트가 움직였다. 가이드는 잠시 등을 끄고는 시커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불빛하는 없는 그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빛과 밤하늘을 마주했다. 수 많은 벌레들이 우리에게 달라붙었지만, 버티만했다. 그만큼 아름다운 별과 하늘이었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사각사각 가끔씩 지나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 외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얼마나 아름다운 밤하늘과 아름다운 바람소리인가.


2014. 0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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