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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중동

터키 이스탄불. #53 춥다. 그리고 비싸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5. 12. 30.

춥다. 터키에 도착해서 처음 느낀 생각이었다.

너무 추웠다. 인도와 비슷한 기후일 것이라 짐작해서 얇은 옷을 입고 왔는데 터키의 날씨는 한겨울이었다. 코트를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주 얇은 옷을 입고 돌아다녔으니 모든 사람들이 쳐다볼만 했다. 배낭을 찾은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배낭 속에 있는 모든 옷들을 꺼내입는 것이었다.

 

공항 내의 시티은행을 찾아 봣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기에 20달러만 일단 환전을 했다. 근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제톤을 사고 이스탄불 여행의 중심지, 술탄아흐멧역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 터키여행 카페에서 알게 된 여자를 만나기로 했으므로 최대한 빨리 움직였다.

 

아기자기한 트램에서 현지인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술탄아흐멧 가는 길을 물어보니 종점에서 환승을 하면 된다기에 마음 편하게 종점까지 향했다.

종점에 도착하여 환승을 하려하니 환승게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무작정 밖으로 나가라고만 했다. 연신 '술탄아흐멧, 술탄아흐멧' 말해봤자 소용이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나갔다. 밖으로 나가 사람들에게 술탄아흐멧 트램을 물어보니 한 노신사가 따라오라 손짓했다. 그를 따라가니 도로 한복판에 트램이 운행되고 있었다. '사람은 자신이 겪은 범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 밖의 세상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한다' 하는데 내가 딱 그 꼴이었다.

 

 

 

 

아침 7시쯤이었을까. 트램의 스피커가 술탄아흐멧이라 떠들었기에 그 곳에서 내렸다. 안개가 자욱하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잘 못 내렸나 싶었지만 웅장하게 서있는 블루모스크를 보고 안심했다.

 

분수대쪽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투어 여행을 온 사람들이었는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형형색색의 옷과 이른 시간 시작되는 투어에 직감적으로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근처에 다가가서 언어를 들어보니 한국인이 맞았다.

 

가이드에게 다가가 저렴한 숙소와 시티은행 위치 정보를 얻기 위해 말을 걸었지만 그녀에게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숙소는 당연한 듯 동양호텔을 가라 말했고 시티은행은 이 곳에서 멀기 때문에 갈 수 없다 말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시티은행은 6개월 전 터키에서 철수한 상태였다. 숙소야 그렇다치지만 은행이 철수한 것도 모르고 있나 싶었다.

 

혼자 숙소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몇 군데의 숙소를 둘러봤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 인도에서 넘어왔기에 체감상 더 비싸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다. 인도에서 2인실 가격을 3000원에 사용했는데 8인 도미토리가 2만원이라니.

터키에서 보낼 1달이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동양호텔로 찾아갔다. 도미토리 가격이 13유로로, 2만원에 달하는 금액이었지만 빛이 들지 않는 지하에 2층 침대 달랑 8개와 짐을 넣어놓을 수 있는 케비넷뿐이었다.

장점이라고는 한국어를 잘하는 터키인이 리셉션을 본다는 것과 한국 사람이 많아 정보를 얻기 편하다는 점 정도가 다 일듯 싶다. 잠시 와이파이를 빌려 만나기로 한 사람에게 연락을 한 후 로비에 앉아있었지만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고 나 또한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그녀에게 연락이 와서 짐을 구석에 두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한국 음식점 앞으로 오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주변에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는 곳이 있어서 도둑 와이파이질로 그녀에게 블루모스크 앞 분수대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남긴채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던 중 돌아가는 길에 그렇게 애타게 찾던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가장 좋아보이는 곳의 가격을 물어보니 15리라. 하룻밤에 무려 1만원이나 차이가 났기에 당장 이 곳으로 오겠다는 말을 한 후, 동양호텔에서 짐을 들고 와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을 했다.

정확히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3층에 위치한 도미토리는 약 30인실 정도 되었는데 실제 투숙객은 나를 포함하여 3명뿐이었으므로 넓은 침대 3개를 혼자 사용 할 수 있었다. 조식 또한 포함이었으며 옥상에는 빨래를 널 수 있는 곳이 있어 인도에서 하지 못했던 모든 빨래를 해결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빨래를 널고 간단히 샤워를 한 후 그녀를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2014. 0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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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30 - [여행/세계일주, 중동] - 터키 이스탄불. #54 속이 꽉 찬 이스탄불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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