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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5

급작스럽게 여행을 가라고 한다면, 방콕. #5 너 남자 좋아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행지에서의 나는 심각할정도로 게으르다. 보통의 사람들이 하루 3~4곳의 관광지를 구경한다면, 나는 1~2곳만 봐도 많이 봤다 생각했다. 오늘도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에 그다지할 것이 없었다. 일정은 단 하나. 바다를 보는 것뿐이었다.뒹굴거리다 밖으로 나와 얼마 걷지 않았는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디스크 환자이기에 곧은 자세로 오래 서있는 것도 힘든데 가끔씩 잠을 제대로 못자거나 무거운 짐을 오래 메면 요통이 찾아오고는 했다. 잠시 그늘 밑에 앉았다. 빛의 산란없이 내리쬐는 햇살덕에 해변의 온전한 색을 구경했다. 비치 파라솔에 누웠다 갈까하였지만, 발가락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백사장의 모래를 느끼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었다. 12시쯤 방콕으로 돌아가기위해 체크.. 2018. 6. 26.
급작스럽게 여행을 가라고 한다면, 방콕. #1 추억찾기 여행자로의 스위치 'On'이었다. 밤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였지만, 집에 들렀다가 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하였기에 아침 출근부터 여행 짐을 모두 들고 출발했다. 출국수속까지 촉박하지는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막상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시간이 넘쳐 흘렀다. 미리 예약한 태국 유심칩을 받고나니 8시 30분이 채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발권하는 줄이 길었기에 근처 벤치에 누워 친구와 통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가장 마지막에 줄을 서서 발권을 하는데 오버부킹으로 인해 이코노미 좌석이 없다며, 그 윗 등급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었다. 시작이 아주 좋았다.새벽 2시 반, 상당히 애매한 시간이다. 공항에서 나가 숙소를 간다면 하루치 방값을 의미없이 날리는 것이고, 공항에서 뜬눈으로 날을 지새우는.. 2018. 1. 1.
급작스럽게 여행을 가라고 한다면. #프롤로그 11월 중순쯤 미얀마로 떠나는 6일간의 휴가 계획은 적어도 내 머리속으로는 완벽했다. 하지만 일개 막내사원이 모든걸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겠는가. 누가 그러더라 삶을 잘 살아본 사람은 인생이 자기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시사각각 깨닫는 것이라고. 뜬금없이 11월은 너무 늦다며 휴가를 땡기라는 지시에 어쩔 수 없이 9월 휴가를 결정한 그때만 해도 내 머리속에는 여전히 미얀마의 바간왕조가 아른거리고 있었다. 대략 9월 중순 떠나는 비행기 티켓을 사고, 8월 말쯤 미얀마 비자를 신청해놓으면 깔끔했다. 헌데 나는 삶을 참 잘 살아가고 있는가보다.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여실히 깨달으면서 살고 있으니. 어느 날 팀장이 긴급 회의를 소집하더니 9월 1일부로 막내직원 중 한명이 당진 공장으로 발령이 난다며 누가 .. 2017. 8. 22.
태국 라오스. #8 가자 두번째 나라로. 빠이에서 해먹에 눕거나 카페에 눕거나 술을 먹고 뻗거나 3가지 중 하나의 활동 밖에 하지를 않아서 여행 초반부터 템포가 너무 느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이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같이 놀던 사람들이 빠이를 떠난 것도 이유 중에 하나였다. 우리는 한국에서 보기로 약속하고 담담히 헤어졌다. 다시 혼자가 되었고 버스는 혼자 구불구불 내려가기 시작했다. 버스를 타기 전에 형, 누나들은 나를 든든이 먹여 보낸다고 밥을 사줘 이것 저것 많이 먹었는데 배부른 상태로 차를 타니 속이 뒤집어 질 것 같았다. 진심으로 버스에서 토할 뻔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옆에 덩치가 너무 큰 아저씨가 앉는 바람에 허리를 도저히 필 수가 없었다. 차가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쉬지 않았더라면 아마 차 안에 토를 했을 것이다. 난 멀.. 2015.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