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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4

난생 처음 둘이. #5 뭐가 그리도 서운했던 것일까. 아침부터 짜증이 났다. 보이스톡으로 계속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도저히 쉴 수가 없었다. 설명을 해주었지만 전혀 일이 진척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공동공간의 컴퓨터 앞으로 가서 네이트온을 다운 받았다. 보이스톡을 다시 켜서 원격조정까지 연결을 하여 업무를 처리해주었다. 만일 화상통화였다면 짜증과 귀찮음이 절정에 달한 내 표정이 고스란히 보였을 것이다. 고작 5분만에 일을 처리했지만 마치 50분은 일한듯 피곤하였다. 이 때문일까 동기에게 살짝 짜증과 실망감을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별일은 아니었다.일요일날 타이난에서 급하게 환전을 한 100달러는 이미 모두 써 버렸기에 마지막 환전을 할 필요가 있었다. 허나 동기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1층 침대에서 축구 동영상만을 보고 있었다. 굳이 같이.. 2017. 11. 26.
난생 처음 둘이. #4 그 이름도 유명한 예스진지 꼭두새벽에 타이페이에 떨어졌기에 버스 대합실에서 한숨 자고 아침 7쯤 미리 예약해둔 엔젤스 호스텔로 향했다. 스페이스인 호스텔 바로 윗층에 있는 숙소였는데 값이 조금 더 저렴했기에 이 곳에서 묵기로 결정했다. 직원이 아직 체크인이 안된다고 하였지만 우리 역시 바로 예.스.진.지 투어를 가야했기에 가방만 맡겨놓고 빠져나왔다.타이페이 근교 투어중 가장 유명한 예.스.진.지 투어는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을 통칭하는 줄임말이다. 보통 하루 일정으로 잡고 택시투어나 버스투어를 이용하는게 보편적이지만. 우리는 미리 예약할 시간도 없었고, 내 여행 스타일상 그렇게 가는 것을 선호하지도 않기 때문에 직접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투어를 하기로 했다. 스펀은 등불을 날리는 곳으로 유명한 곳인데 우린 등불을 날릴 계.. 2017. 10. 1.
난생 처음 둘이. #1 뭔가 부족한 타이페이. 일주일만에 다시 방문한 인천공항이었다. '역시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이나 아들놈을 위해 새벽부터 공항에 데려다준 아버지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입국 수속을 진행했다. 반바지에 얇은 가디건, 크록스와 내 여행의 필수 시그니처 갈색 목걸이겸 헤어밴드, 거기다 오랜만에 여행자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 들고온 도이터 50리터 가방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이미 대만을 돌아다니는 여행자였다.같이 가기로 한 동기는 버스가 막혀 아직 도착을 안했기에 미리 수속 게이트를 찾아놓고 기다렸다. 연휴의 시작날이었기에 저번주에 일본을 갈때보다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비행기에 탑승하니 내 옆에 여자 한분과 할머니가 앉아있었는데 둘만의 여행인 듯 했다.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거나 비슷해 보이는 여자는 어찌나 .. 2017. 8. 13.
난생 처음 둘이. #프롤로그 4월 21~23일 교토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3월만 하더라도 5월 징검다리 연휴로 인해 6일이나 시간이 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어쩌다보니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쉬게 되었다. 이 기간에 여행을 가지 않고 집에 있는다? 이는 크나큰 시간 낭비였다.이번 여행은 기존의 여행과는 다르게 회사 동기와 함께 가게 되었다. 누군가와 같이 여행하는 것이 어색하지는 않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아는 사람과 여행하는 것은 동생을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기만의 여행스타일이 확고한 사람이라면 그 안에서도 잠깐의 헤어짐을 즐길 수 있겠지만, 그는 아니었다.내가 느끼기에 그는 나와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세계일주를 다녀오고, 시간만 나면 여행을 가려는 내 모습에서 무언가 나와 함께 하는 여행은 다를.. 2017.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