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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중동

터키 이스탄불. #71 비행기를 놓쳤다.

by 지구별 여행가 2016. 1. 19.

아침 9시 비행기라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하나밖에 없는 긴바지를 숙소에 깜빡 놓고 나왔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물가가 비싸니 아프리카에 들어가서 싸게 하나 살 생각으로 그냥 잊기로 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약 7시 반. 공항의 가장 가운데에 있는 전광판으로 향해 내가 타야할 페가수스 항공의 발권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내 비행기명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서성이던 항공사 직원한테 물어보니 페가수스 항공은 이 곳에서 타는 게 아니란다.


무슨 소리지?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스탄불에 공항이 두곳이 있는데 너가 타야하는 곳은 이 곳이 아닌 다른 공항이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아타튀르크 공항이라 생각하고 온 나의 실수였다. 셀축에 있을 때 저렴한 가격만 생각했지 공항의 위치는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공항직원에게 내가 가야할 사비하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봤다. 내 비행기 표에 적힌 시간을 보더니 지금 출발해도 비행기를 탑승할 수 없단다. 지도 어플로 거리를 측정해보니 대략 50Km가 떨어져 있었다. 


고작 이스라엘 텔아비브행이었기에 가격은 10만원 중반대였지만 멘탈은 100만원 짜리 비행기 티켓을 날린 것 처럼 무너졌다. 일단 비행기표를 다시 살지 말지부터 결정을 해야했다. 

오늘 출발하는 비행기 표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항공사 카운터를 찾아갔다. 대부분 가격이 300~400불 사이였다. 두시간 비행에 이 것은 너무나 비싸기에 티켓 구입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스카이스캐너 내에서의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공항을 뛰어다니며 와이파이 되는 곳을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고급스러운 카페에도 물어봤지만 대부분 와이파이가 없다 말했다.



땅바닥에 주저 앉아 공항 인터넷을 쓰려하니 전화번호를 입력해야만 했다. 당연히 전화번호가 없기에 옆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자신의 전화번호를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해 기입할 사람은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아저씨가 다가왔다. 내 표정이 너무 어두웠는지 자신이 도와주겠다며 선뜻 자신의 핸드폰을 건내주었다. 아저씨 덕분에 스카이스캐너로 검색을 해보니 항공사 카운터 가격보다 약 100불정도 저렴했다. 시간도 3시간 후에 출발이기에 이 티켓을 사려하는데 페이지를 새로 고침하는 순간 티켓이 사러졌다. 마지막 한 자리를 누군가 사갔나보다.


멘탈이 무너지기보다 짜증이 폭발했다. 아저씨는 미안하다며 자신은 가봐야한다기에 90도로 몸을 굽혀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어쩔 수 없이 티켓을 사러가는데 와이파이가 잡혔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했기에 밑져야 본전이라 1부터 0까지 기입했다. 

접속이 되었다.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아, 신이 아직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



재빠르게 스카이스캐너로 검색을 해보니 살만한 비행기 티켓은 하나뿐.

오후 3시 출발, 아테네 6시간 경유, 새벽 1시 텔아비브 도착, 24만원, 텔아비브 공항 노숙.

나쁘지 않은 표였지만 마음에 걸린 하나가 있었다. 바로 안식일.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었을 때 이스라엘의 안식일에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들었기에 터키에서 오늘 출발 날짜를 잡은 이유도 내일 문을 닫는 쿼터를 보기 위해 가는 것이었다.

고민과 고민을 거듭했다.


숙박비 10만원을 아끼고 안식일에 나도 쉴까, 숙박비와 10만원을 지불하고 오늘 저녁에 안식일을 대비해 미리 구경을 할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이 와이파이 신호가 사라졌다. 정말 일이 꼬이는구나. 당황해서 다시 와이파이를 찾기 위해 둘러보니 어디선가 까톡, 까톡하고 신호가 울렸다. 소리가 들리는 카페 쪽으로 가보니 한국인이 확실했다. 돈도 많은지 콜라를 4캔이나 마셨다. 

인상은 별로였지만 슬쩍 다가가 사정을 설명하고 핫스판을 사용할수 있는지 물어봤다.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다행히도 쿨하게 연결시켜주었다.


결제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데 아무래도 '안식일'이 너무나 마음에 걸렸다. 약 10여분을 고민하다 결국 공항 내의 항공사 카운터에서 직항 티켓을 구입했다. 비싸지만 어쩔 수 없었따. 이륙시간인 12시 40분까지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남아있었다. 이스라엘 입국이 워낙 까다롭기에 내가 편도티켓만 보여주니 공항측은 발권을 해줄 수 없다 했다. 육로로 이스라엘에서 요르단을 거쳐 아프리카로 갈 것이라 상세하게 설명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가장 높은 사람에게 내 여권이 넘어갔다. 

나는 최대한 상세하게 나의 일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고 아주 환한 표정으로 나는 문제가 없는 사람임을 어필했다.

그 덕분에 비행기를 간신히 탈 수 있었다.


머리를 쥐어 뜯으며 이제는 공항을 제대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날의 사진이 없다.)


2014. 02. 20


다음이야기.


2016/01/19 - [여행/세계일주, 중동] - 이스라엘 예루살렘. #72 이스라엘 입국심사대에서 붙잡히다.




간단히 정리하는 터키 여행.


- 터키 여행 루트



< A : 이스탄불, B : 사프란볼루, C : 앙카라, D : 괴레메, 

E : 안탈리아, F : 페티예, G : 파묵칼레, H : 셀축, I : 쿠사다시>  


- 여행 경비


터키 : 62

이스탄불 - 텔아비브 비행기 : 16 (날린 표 값), 33 (다시 산 표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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