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게 없음1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렘. #118 할게 없는 이런 날이 참으로 좋다. '할 게 없음'매력적인 말이다. 할 것이 없다는 것은 아무거나 해도 된다는 뜻이며, 가끔 생기는 할 것들은 하루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나는 그런 날이 너무 좋았다. 별 생각 없이 바람을 쐬도 좋고, 발길이 닿는 곳으로 걸음을 옮겨도 좋으며, 침대에 누워 뱅글뱅글 돌아가는 거대한 펜을 보기만 해도 좋았다. 하루 종일 잠을 자서 그런지 눈은 일찍 떴다. 다르에스살렘에서의 마지막날이라 생각하니 편지를 한장 써서 집에 보내고 싶어졌다. 바다를 따라 길을 걷고 싶었고, 시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밖으로 나갔다. 근처 우체국으로 갔지만 편지지는 죄다 구리구리했으며 그에 맞지 않게 가격은 비쌌다. 몇 장을 들어서 이리저리 아무리 구경을 해도 돈을 쓰기가 아까울 정도의 편지지였다. 바로 발길을 돌렸는데 노점상.. 2017. 2.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