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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콘3

칠레 푸콘. #171 사랑이 듬뿍 담긴 도시락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산티아고행 버스 출발 시간은 저녁 8시였다. 굉장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어디를 멀리 가보자니 버스 시간이 애매했고, 근처를 돌아다니자니 갈 곳이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밖에는 한바탕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숙소에 있는 것 외에는 좋은 방법이 없어보였다. 나중을 위해 미리미리 예능동영상들을 다운 받아놓았다.점차 밖으로 나가는 횟수도 줄었고 귀찮음이 늘었다. 사진을 찍는 횟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다시 한번 슬럼프가 온게 분명했다. 장기 여행중 슬럼프는 종종 찾아오는 일이기에 어느정도 감안은 했지만, 그 텀이 예전에는 길었다면, 근래에는 주기가 조금씩 짧아짐이 느껴졌다. 슬슬 돌아갈 때가 된 것을 육체와 정신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 2017. 12. 25.
칠레 푸콘. #170 사람도 없고, 할것도 없는 그 동네 유명 블로거가 남미 최고의 여행지 몇 곳을 꼽는다면 푸콘을 그 중에 하나로 뽑는다는 말에 혹하여 넘어온 곳이 푸콘이었다. 거기다가 바릴로체에서 산티아고로 바로 가기에는 거리도 멀고 뭔가가 아쉬워서 들렀지만, 나에게는 별로였다. 11시까지 푹 잠을 자고 일어났다. 어찌나 배가 고픈지 어제 먹다남은 빵 모두와 왕감자 2개를 삶아 먹었다. 감자가 삶아지는동안 거실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가 방에서 나왔다. 앞뒤 내용도 없이 문단속만 잘하고 나가라며 쿨하게 집을 나서셨다. 오래있을 예정도 아닌 지역이었기에 하루종일 시간을 내어 주변을 좀 둘러보기로 했다. 푸콘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는 화산트래킹이지만 에티오피아처럼 붉은 마그마를 보는게 아닌, 뭉게뭉게 연기가 나는 지역까지만 가서 구경하는 것이기에 .. 2017. 12. 4.
칠레 푸콘. #169 연속되는 작은 행운들 정말 아침이 차려져있었다. 고작 빵 몇개 꺼냈고 몇개의 소스와 잼을 테이블에 올려놓는게 뭐 힘드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정해진 아침식사 시간 전에 떠나는 단 한명의 여행자에게 이런 선의를 배품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모두가 자고 있는 그 시간, 천사 호스텔의 이름모를 직원덕분에 여유롭게 토스트와 차 한잔을 마신 후 나올 수 있었다. 내가 꼽는 몇 안되는 최고의 숙소 중 하나였다. 청소상태같은 기본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오소르노행 버스를 타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는데 눈을 뜨니 아르헨티나 입국심사소였다. 잠에서 덜 깨 이 곳이 아르헨티나인지 칠레인지 헷갈렸다. 옆에 앉은 예쁜 여성 두명은 내릴 생각을 안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은 내려 도장을 받았다. 다행히도 여권을 보니 아르헨.. 2017.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