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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여행4

에콰도르 키토. #212 차라리 핸드폰을 훔쳐가지. 아침부터 허기짐에 혼자 아침식사를 하러 나왔다.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한참을 걷다가 길 한쪽에 1달러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배만 채우면 되니 이 곳에서 먹기로 했다. 맨밥만 나와도 1달러의 값어치는 충분했다. 생각외로 계란 스크램블이 함께 나온 식사는 1달러의 값을 충분히 했다. 어제의 여행 메이트들과 숙소에서 만난 카메라 감독 출신의 건장한 남자와 함께 과야시만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꼭 방문해야지 했던 곳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괜찮은 관광포인트라고 하여 따라갔다. 솔직히, 과야사민이라는 미술가는 전혀 누군지도 몰랐다. 대충 박물관을 가기전에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그림을 그린 듯 하였다. 깊이가 없으니 그림이 몸으로 다가올리가. 지하에 있는 거대한 .. 2019. 5. 25.
에콰도르 바뇨스. #209 에콰도르에서 백수의 라이프 사이클로. 바뇨스에 있는 며칠동안 레프팅, 그네타기, 숙소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가는 폭포를 구경한 것 외에는 딱히 한게 없었다.마치 대학시절 방학때 일주일간 아무것도 안하고 폐인처럼 방에서 게임을 할때 나의 모습과 비슷했다. 아침시간을 다 보내고 잠에서 깨면 동네 시장에 가서 점심을 먹고 방에서 창세기전3를 하거나 fm2011을 했다. 여행기간동안 가져간 자그마한 넷북이니 좋은게임은 돌아가지도 않았고, 인터넷은 불안정하니 딱히 PC게임 외에는 할게 없었다. 그렇게 게임을 하다가 지겨우면 수많은 사람들과 교환해두었던 영화를 보면서 술을 마셨다. 1TB외장하드에 영화가 한 200편정도는 있었으니 봐도봐도 끝이 없었다. 무작위로 받아둔 영화들이니 별로 끌리는게 없거나 2시간동안 집중해서 영화를 보기가 귀찮으면 무한도전과.. 2019. 5. 18.
에콰도르 바뇨스. #206 은은한 달빛을 받은 폭포 앞에서. 힘들게 도착한 바뇨스에서 아침부터 우아한 휴식을 취했다. 낮에는 혼자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저렴하고 조용한 식당을 찾기 위해 돌아다녔다. 주인장이 나긋나긋한 성격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에는 영승이 형을 만났다.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하여 곱창 비스무리한 음식을 먹으러 갔는데 너무 질겨서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안에는 한국인 여자 여행객 두명이 있었다. 반가움에 오지랖을 떨만도 했지만, 미묘한 벽이 느껴짐에 서로 대화없이 각자의 식사에 집중했다. 근처의 마트에서 맥주 4캔을 샀다. 나의 숙소에서 먹기도, 형의 숙소에서 먹기도 애매하여 길거리에 있는 작은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끝이 보이는 내 여행에 대해서도, 앞으로 미국을 들렀다가 유럽으로 넘어가는 형의 여행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과거에는 한국으.. 2019. 4. 28.
에콰도르 바뇨스. #205 어떻게 같은 여행자끼리 그럴수가 있냐? 아침 6시 쿠앤카에 도착했다. 버스안에서 우연찮게 약 1년 정도 남미여행을 하는 일본 여자 아이를 만났다. 그녀와 함께 바뇨스행 버스표를 사러가는 길에 그녀가 왜 쿠앤카에 머물지 않고 바로 바뇨스로 떠나는지 물었다.이유가 어디있나, 그냥 가고 싶으면 가는 것이고, 가기 싫으면 안가는 것이지. 서로 대화가 메끄럽게 통하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쿠앤카에는 그다지 볼 게 없을 듯 해'라고 하니까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냐 되물었다.음... 원래 세상의 모든 곳이 다 그렇지 않나? 그렇게 따지만 지구상 모든 곳은 방문하기 전에 갈지 말지 판단을 하면 안된다는 뜻인데... 여행 철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에는 우리 둘사이 언어의 장벽이 너무나 높았다.자리를 앞뒤로 앉아 버스에 탔다. 버스가 한.. 2019.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