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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카마3

칠레 아타카마. #176 숙취는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든다. 싸구려는 역시나였다. 머리가 부서질 듯 아파왔다. 아니 어쩌면 어제의 술이 싸구려가 아니라, 그냥 내가 마신 술의 절대량이 많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저히 움직일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였지만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를 옮겼으니, 나의 숙소를 옮기겠다는 집념은 정말 대단했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할 요량으로 짐을 풀자마자 누웠다.짐을 풀어보니 오소르노에서 저렴하게 구입했던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가 보이지 않았다. 어제 춥다고 들고 나갔었는데 아무래도 어딘가에 흘린듯 하였다. 어느정도 정신이 돌아와 주방에서 죽을 간단하게 끓여먹었다. 보통의 호스텔 주방에는 압력밥솥이 없으니 일반 냄비에 밥을 해먹게되는데, 물조절을 잘못하여 밥이 설익거나, 순간 딴짓을 하다가 냄비를 홀라당 태워먹는 일이 가끔씩 발생하기에 물을 넉.. 2018. 1. 17.
칠레 아타카마. #175 도민준씨의 개인적 취향. 얼마나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이른 아침부터 다른 숙소를 찾아나갈 생각으로 어제 짐도 풀지 않았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저렴하다는 솔아타카마 호스텔을 가보았으나 대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더이상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지 않는듯 하였다. 다른 숙소를 알아볼까 한 순간, 귀찮음이 몰려왔다. '그래 하루쯤이야... 하루쯤인데 그냥 더 머물자'라는 생각에 숙소 침대에 짐을 풀었다. 아타카마에 방문하는 관광객의 목적은 오로지 달의 계곡뿐이다. 지도를 보니 숙소에서 6Km정도 떨어져있었다. 이정도면 충분히 걸어갈만한 거리였다. 한참을 가는 도중에 큰 도로에서 살짝 우측으로 빠지는 작은 길이 있었는데 나는 그 길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여 걸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지도상에서 점점 달의 계곡과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작.. 2018. 1. 16.
칠레 아타카마. #174 도시의 다른 모습을 보고 가는 것은 행운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규열이는 떠났다. 땅과 하늘을 구분할 수 없다는 유우니 사막과 아마존 유역을 탐헐할 수 있다는 루레나바케 여행을 포기하고 바로 페루로 떠난다 하였다. 역에 나가 그를 배웅해주고나니 그냥 들어가기에 뭔가 마음이 허했다.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성당이 보여 잠시 들렀지만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성당을 봐왔는지 크게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점심겸 저녁식사를 해먹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남들 다 보듯 화창한 날씨만 보고 떠나는게 아니라 비가 내리는 도시의 모습도 볼 수 있음에 나는 행운아였다. 또다른 매력을 느끼고 돌아긱에 충분했다. 가방이 조금 젖었지만 이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버스의 가장 앞자리에 안자 경치를 보며 가려했지만 햇빛이 직사광선으로 내리쬐기에 커튼을 .. 2018.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