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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4

네팔 룸비니. #40 나 이곳에서 외친다. 천상천하유아독존. 룸비니를 떠나기 전 꼭 가야할 곳이 있다. 불교의 가장 중요한 성지, 기원전 600년 전 아기부처가 탄생한 곳, 마야데비 사원이다. 가방을 대성석가사에 맡기고 마야데비 사원을 들렸다 다시 돌아오기에는 소나울리행 버스를 시간에 맞출 수 없을 것 같았다. 조금은 걸리적거리긴 하겠지만 가방을 메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대성석가사를 나와 마야데비 사원쪽으로 걷다보면 평화를 기원하며 365일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 그 곳을 지나쳐 조금 더 가면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귀여운 아기부처상을 만날 수 있다. 며칠동안 찔끔찔끔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게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마야데비 사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입장료를 지불하면서 가방을 맡아 줄 수 있는지 물어보니 자기네들이 맡아주겠다며 놓고 가라했다. 한결 가벼워진.. 2015. 12. 13.
네팔 룸비니. #39 너무나 화려해서 소박함이 아름다운. 참선과 아침 공양 후 국제사원구역 내 각국의 사원들을 둘러보기 위해 자전거를 빌렸다. 점심공양 전에 돌아오기 위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자전거를 타고 몇 시간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절을 찾아갔지만 기억에 남는 절이 없다. 사진도 몇장 찍지 않았다. 뭐랄까. 불교의 성지인 이 곳에서 각 선진국들이 어느나라가 더욱 화려하고 웅장한가를 대결한다는 느낌. 애매한 표현이지만 뜻 모를 반발감과 묘한 감정이 생겼다. 그래서 그럴까. 점심공양을 위해 다시 돌아온 대성석가사의 짓다만 절이 마음을 흔드는 멋이 있었다. 다른 나라의 절을 더 볼까 했지만 이상한 반발감에 더 이상 찾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사원구역 끝에 하얀색 스투파가 보여 그 곳으로 향했다.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는 산치대탑은 새하얀 스투파에 황금색 .. 2015. 12. 1.
네팔 룸비니. #38 대성석가사, 그 곳에서 고요히 참선하다. 새벽 5시,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두웠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국제 사원 구역 입구라며 덩그러니 나를 떨궈놓고 버스는 떠나버렸다. 같이 내린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도 없었다. 주섬주섬 가방에서 우비를 꺼냈다. 어두운 길을 밝힐 손전등도 하나 없어서 핸드폰 손전등을 켜고 안으로 들어갔다. 음산했다. 나무에 둘러 싸여 바람소리가 스산함을 더했다. 대성석가사의 위치를 모르기 때문에 지도를 찾으려 했지만 내 약하디 약한 핸드폰 불빛은 주변을 환하게 밝힐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감에 의존하여 길이 뚤려있는데로 걸어갔다. 조금 걸어가니 불빛이 보였다. 아침을 시작하는 사원같았다. 안으로 들어가 한국 절을 찾는다 이야기하니 길을 자세히 알려줬다. 바로 찾을 줄 알고 호기롭게 밖으로 나왔지만 .. 2015. 8. 21.
네팔 카트만두. #37 불교성지로 가기 위한 험난한 여정. (이 날 사진이 한장도 없다... 분명히 버스정류장 근처 옷파는 곳을 찍은 것 같은데...) 나를 꽤나 괴롭힌 인도비자가 나오는 날이다. 뭐 그렇게 자기네들이 잘났다고 입국서류가 까다로운지는 모르겠지만 그 까다로운 것들을 다 처리하면서 꾸역꾸역 입국하는 사람들이나 나나 인도를 좋아하긴 하나보다. 저녁 4시반까지만 가면 되기 때문에 오늘 룸비니행 버스를 타고 밤에 뜨기로 결심했다. 인터넷을 찾아 카트만두 로컬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거리가 꽤 되었지만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가기 위해 슬슬 걸어갔다. 여행자 거리를 벗어나니 현지인들이 사는 모습이 나왔다. 내가 걷던 길은 공업지구였는지 대부분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수리점들이 모여있었고 알 수 없는 거대한 장비들도 많았다 지도에 나온 곳에는 버스가 여러대 .. 2015.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