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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3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193 캐리어 바퀴가 부서지고, 무릎이 아작나고. 잠을 너무 푹 잔 탓에 코파카바나를 떠나는 형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누나는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그를 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줬다고 하니 대단했다.당연스럽게 아침은 거르고 점심식사는 빵을 먹었다. 숙소에 와이파이가 없었기에 오랜만에 인터넷을 하러 작은 카페에 들렀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결제하기로 결심한 날이었다. 미국의 어느곳에서 출발해도 가격이 비슷했기에 아무데서나 출발해도 상관 없을듯 하였다. 아버지한테 전화를 하여 혹시라도 고모와 연락이 되면 휴스턴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사겠다고 이야기했다.사실, 고모와는 얼굴을 본지가 어언 10여년이 지났기에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없다. 거의 남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강력한 권유를 무시하기는 힘들었다. 여행의 막바지를 그 곳에서 푹 쉬.. 2018. 8. 19.
칠레 푸콘. #169 연속되는 작은 행운들 정말 아침이 차려져있었다. 고작 빵 몇개 꺼냈고 몇개의 소스와 잼을 테이블에 올려놓는게 뭐 힘드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정해진 아침식사 시간 전에 떠나는 단 한명의 여행자에게 이런 선의를 배품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모두가 자고 있는 그 시간, 천사 호스텔의 이름모를 직원덕분에 여유롭게 토스트와 차 한잔을 마신 후 나올 수 있었다. 내가 꼽는 몇 안되는 최고의 숙소 중 하나였다. 청소상태같은 기본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오소르노행 버스를 타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는데 눈을 뜨니 아르헨티나 입국심사소였다. 잠에서 덜 깨 이 곳이 아르헨티나인지 칠레인지 헷갈렸다. 옆에 앉은 예쁜 여성 두명은 내릴 생각을 안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은 내려 도장을 받았다. 다행히도 여권을 보니 아르헨.. 2017. 11. 29.
아르헨티나, 푸에르토 이과수. #149 하루동안 브라질 국경을 3번 넘었다. 새벽 6시쯤부터 잠에 다시 들지 못했다. 왠지 국경에 다다른 느낌이었고, 국경검문소를 통과 후 파라과이의 첫 정류장에 내려 바로 아르헨티나 이과수 지역으로 넘어가야만 했다. 한국인은 파라과이가 무비자 여행국이었기에 별 걱정없이 검문소 앞에 섰는데 말 끝마다 'Money, Money'를 속삭였다. 뒷돈을 달라는건가? 비자가 필요한 나라도 아닌데 무슨 뒷돈을 요구하나 싶어서 계속 '나 한국에서 왔어, 무비자야'라고 여러차례 이야기했다. 혼자 꿍시렁거리던 검문소 직원은 끝내 도장을 찍어주었다. 도장이 찍힌 순간부터는 뭐라고 하던 내가 신경쓸 바가 아니었다. 10분정도 후 파라과이 내의 첫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널찍한 공터같은 곳이었는데 아무도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버스를 타고 안쪽으로 들어가.. 2017.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