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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2, 인도

Welcome to India. #에필로그

by 지구별 여행가 2017. 10. 5.

나라는 사람을 변하게 만든 사건들을 나열한다면, 나에게는 인도여행이다.

나는 여행이란 것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위험하고, 돈들고, 귀찮은 여행이란 것을 왜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뜬금없이 인도로 떠나긴 했지만 비행기를 타는 직전까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이러한 마음은 180도 바뀌었다. 하루하루가 행복했으며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게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껴봤다. 은근히 나란 사람 자체가 여행에 들어맞는 사람임을 알았다. 꽤나 당돌했고, 저돌적이였으며, 겁이 없었다. 반면에 능글맞음도 있었고, 눈치도 볼 줄 알았다.


3주간의 여행이 끝난후 '미쳤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여행이 가고 싶었다. 눈에 불을 켜고 어찌해야 외국을 나갈까 고민했다. 해외봉사활동을 신청하여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날 수 있게 되었는데 봉사활동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짬짬이 세계일주 루트를 고민했고 여행기와 가이드북을 전공책보다 많이 봤다. 다큐멘터리, 블로그, 책, 카페 등의 자료를 섬렵할 수록 여행에 대한 갈망에 목이 타들어갔다.


'과연 세계일주가 가능할까?' 이러한 의문을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일단 떠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돈을 모으기위해 말이 좋아 워킹홀리데이지, 안좋은 말로는 처절하고 고달픈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선택했다. 지독하게도 돈을 모아 결국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세계일주를 하고 돌아왔다.

여행 속에서 그 무엇이 재밌고, 유익하며, 매력적인지 물어본다면 답을 하기가 참으로 곤란하다. 아니, 딱 한가지의 무언가가 있어서 그렇게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게 좋았다. 사람을 만나는것도 행복했고, 그안에서 무엇인가를 내 감과 정보로 선택함에 대해서도 묘한 희열이 있었다. 그에따른 결과가 시시각각 몸에 느끼도록 반영되는 것도 신기했다.

내일 어떤 일이 발생할지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밤을 보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내일이 기대되는 전날 밤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랍어를 전공한 동생도 나와 다르지 않았다. 방학기간 1달 동안 이집트로 연수를 다녀오고는 본격적으로 외국살이를 준비하여 일년간 교환학생으로 요르단에 있었다. 근처의 이집터, 이스라엘등 중동국가를 여행하고 영국을 거쳐 동유럽일주를 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찌보면 나와 동생의 삶을 뿌리부터 흔들어버린 사건이 인도여행이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여행이며,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는 2012년 인도여행을 언제나 추억한다. 

인도 작은 골목길을 지날 때 흩날리는 짜이의 향기, 손톱끝에서 올라오는 커리의 향기,  사람들의 미소속에서 느껴지는 포근한 향기, 그와 반대로 느껴지는 도로의 답답한 매연냄새. 그 모든 향과 냄새가 그립다.



 - 총 비용


2월 3일부터 23일까지 총 18박 19일

대한항공 뭄바이 IN/OUT 마일리지 항공권과 생활비 약 380달러(2인)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의 더블룸에서 생활했다. 식사는 일반 식당에서 로컬로 먹었으며 정말 돈을 아껴썼다. 택시 이용은 한번도 없었고 대부분 도보와 릭샤, 버스 이동을 했다.



 - 이동경로




(A) 뭄바이 - (B) 자이푸르 - (C) 조드푸르 - (D) 자이살메르 - (E) 쿠리 - (F) 우다이푸르 - (G )파테프르 시크리 - (H) 아그라 - (I) 바라나시

 

뭄바이 IN/OUT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갔기때문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대한항공은 뭄바이, 아시아나항공은 델리를 오가곤 했다. 당연히 북인도여행을 할거라면 델리로 들어가야한다. 

계획 루트는 

뭄바이(대한항공 직항) - 자이푸르(국내선 비행기) - 자이살메르(열차) - 델리(열차) - 아그라(버스 or 열차) - 바라나시(열차) - 뭄바이(국내선 비행기)였지만 실제로는, 

뭄바이(대한항공 직항) - 자이푸르(국내선 비행기) - 조드푸르(버스) - 자이살메르(버스) - 쿠리(버스) - 우다이푸르(버스) - 파테쁘르 시크리(열차) - 아그라(버스) - 바라나시(열차) - 뭄바이(국내선 비행기)로 움직였다.



 - 주관만 가득담은 여행 총평


첫째, 마음을 열자. 그러나 적당히 열자.

맞다. 위험한 나라다. 여성 인권도 최악이며, 인구가 많은만큼 별의별 인간들이 모여살기에 치안도 불안하다. 빈부격차가 굉장히 큰 나라이기에 돈에 대해서 민감하기도 하며, 사기꾼도 많다. 가끔 물리적인 힘을 이용하여 강압적 강매도 있고, 감정표현이 서툴면서도 어느때에는 너무 직설적이라 당황스럽다.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살짝 마음의 문을 열자. 미소로에는 미소로 답할 줄 아는 사람들이며, 기본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세상 그 어느나라 사람이라도 돈에는 민감하며, 인도인 특유의 서투를 감정표현은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면 곧 수긍한다. 

여행자가의 마음의 문이 닫혀있으면 그 어느 세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우리는 누군가가 시켜 그 곳으로 간게 아니다. 회사를 대표하여 협상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아니니, 가끔은 손해를 입더라도 너털 웃음 한번으로 털고 일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당신의 선택에 태클을 거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전가할 수도 없고, 전가 받을 사람도 없다. 온건히 내 자신의 선택과 책임이다. 그러니 자신의 몸은 자신이 챙겨야한다. 굳이 인도에 대해서만 쓸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도라는 단어자체에서 오는 신비함과는 반대로 강간, 살인, 사기 등 암울한 단어가 함께 떠오른느 사람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옷은 조금 투박하게, 돈은 조금 소박하게 쓰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여행자다. 마음을 열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허나 무리하게 열지는 말자.

어렵다. 아주 미묘한 경계다. 이 묘한 경계를 지키면 인도라는 나라를 최고의 여행지로 선정함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그들만의 독특한 시간관념을 이해한다면, 여행일정은 여유롭게.

'Indian time' 지독한 말이다. 비정상회담의 럭키라는 인도인이 나와서 자기네 나라 시간관념을 설명할 때 잘 들어보자. 기가 찬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래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교통편부터 시간관념이 없으니 모든 일정을 타이트하게 짜 놓는 순간, 여행자체가 말리는 수가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떤 여행이든 일정에서 약 10%, 그러니까 30일을 여행한다며 3~4일 정도는 아무런 일정이 없는 날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순간순간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도시를 만난다면 남은 3~4일을 여유있게 쓸 수 있어야한다. 부디 인도에서는 타이트한 여행일정을 잡지말자. 그렇게 할 필요도 없는 여행지지만, 그렇게 마음먹은대로 되지도 않는 곳이 '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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