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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기./13~14, 세계일주, 아프리카

에디오피아 진카. #87 머리속에 있던 아프리카.

by 지구별 여행가 2016. 2. 16.

진카행 버스는 역시나 새벽에 출발했다. 6시 정각이 되자마자 출발한 버스는 금새 비포장도로로 들어섰다. 앉자마자 잠을 청했지만 진동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흔들리는 유리창이 깨질 것만 같았다. 유리창이 깨지면 어떻게 머리를 보호하지라는 생각 밖에 머리속에 없었다. 




한참을 달리다 결국 버스의 사이드미러가 부서졌다. 땅에 떨어진 사이드미러를 주울 겸, 잠시 쉴 겸 해서 아침 식사 시간을 주었다. 근처 식당에 들어가 입에 질리도록 먹은 파스타를 주문하니 15비르라 했다. 그러나 계산을 하려고 돈을 지불하니 50비르란다. 

이런 경험이 참 많았다. 15와 50의 발음차를 이용한 귀여운 사기였다. 그냥 우승면서 15비르를 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콘소에서 약 3시간을 더 달려 진카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을 나서니 역시나 호객꾼이 붙었다. 

그는 자신을 영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이라 소개했다. 나와 영어 연습을 하고 싶단다. 내가 영어 연습을 해야할 판인데 이 친구는 도데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었다. 뭐 일단 알겠다고 이야기하니 그럼 자신의 숙소에서 영어 연습을 하잔다. 가격은 100비르로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상태가 너무나 안 좋았다. 몇 군데 들러보니 115비르의 숙소가 가장 깨끗하기에 그 곳에 짐을 풀었다.


에디오피아는 아디스아바바를 기준으로 북부와 남부의 여행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북부는 활화산 투어 등의 자연경관과 랄리벨라와 같은 기독교의 성지가 있는 일명 자연경관 + 문화유산 스타일의 관광지다. 그에 반해 남부는 시장과 부족 투어가 주된 관광의 목적이다. 날짜마다 장 날이 다른데 토요일인 오늘은 진카에서 장날이 열리는 날, 월요일은 투르미, 화요일은 디메카에서 장이 섰다. 각 시장 마다 고유한 전통 부족의 모습을 볼 수 있기에 많은 여행자들이 대표적으로 3곳을 들린다. 물론 다른 곳들도 있지만 안 쪽 깊숙이 들어가야하거나 장의 크기가 작다.





짐을 풀고 바로 진카의 장터로 달려갔다. 정말 시장이 컸다. 다양한 부족의 사람들이 나와서 서로 흥정을 하면서 물건을 구입하고 판매했다. 내가 보고 싶었던 재래시장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의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귀여운 아이를 만나 잠시 장터에서 나와 사탕 몇 개를 사왔다. 꼬마숙녀에게 사탕을 주어도 되는지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웃으면서 허락해주었다. 사탕 두개를 주고 주변에 있던 몇몇의 아이들에게도 하나씩 나눠주었다. 

그들은 나와 있으면 이렇게 역동적인 시장속에서 무엇인가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내가 가는 길을 졸래졸래 따라다녔다. 사탕수수 3개를 사서 같이 나눠 먹으니 그제서야 인사를 고하고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나는 이 멋진 시장을 한눈에 감상하고 싶었다. 근처의 높은 건물을 찾았지만 올라갈만 한 곳이 없었다. 그렇다고 산을 가서 보자니 몇 시간은 걸어가야할 듯 했다. 높은 곳을 포기하고 2시간 정도 장터를 구경했다. 

괜스래 상인 옆에서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터키에서 깜빡하고 놓고 온 트레이닝복 바지를 사기 위해 몇 군데의 옷 가게를 들리기도 했다. 시장 한 쪽 구석에 앉아 아까 산 사탕수수의 남은 단물을 빨아먹으며 시장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숙소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누군가 나의 방문을 두들겼다. 이 먼 타지에서 나의 방문을 두드릴 사람이 누가 있지 싶었다. 내심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난 누나가 아닐까 싶어 방문을 열었더니 처음 보는 사람이 내 앞에 서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일본인이라 소개하며 누군가 나를 찾아왔다 말했다. 더욱더 아디스아바바에서 본 간호사 누나임을 확신했다. 그러나 나를 찾아온 반가운 손님은 그녀가 아니었다. 바로 영어 연습을 하고 싶다 말하던 호객꾼이었다. 그다지 만나고 싶지 않았기에 대충 둘러대고 숙소에 있는데 호객꾼이 직접 내 방에 찾아왔다. 참으로 대담한 친구였다. 

무르시족 투어를 가지 않겠냐 한참을 꼬셨지만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에 생각해보겠다 이야기하고 돌려보냈다.



저녁 식사를 한 후에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너무나 어두웠기에 따로 나갈 곳도 없었다. 며칠간 빡빡한 일정으로 돌아다녔기에 휴식이 필요했다. 월요일날 또 다시 이동을 하기 전 내일은 숙소에서 조금 휴식을 취해야겠다.


2014. 03.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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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0 - [지구별 여행기./세계일주, 아프리카] - 에디오피아 진카. #88 에디오피아의 재미있는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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